마이스터고
⑦ 명장들

과거 특성화고에서 마이스터고란 이름으로 간판을 바꿔단 후 올해 첫 졸업생이 배출됐다.

마이스터고 1기 졸업생은 올해(2013년) 처음 사회에 진출한 셈이다. 하지만 마이스터고가 나오기까지 이들 학교들은 그동안 공업학교로서 많은 기술인을 배출해냈다.

구미 전자공고는 지난 54년 농업고로 출발해 77년 공고로 전환돼 전통만 60년이 됐다. 금오공고는 1973년, 경북기계공고는 1979년 설립돼 수십년의 기술력을 쌓아왔다.

이외 포항제철고, 평해공고를 포함 지역의 마이스터고교가 배출한 기술인력은 수만명을 넘는다.

이들 졸업생들은 학교에서 배운 기술력을 가지고 회사에 취업하거나 아니면 창업으로 현재 우리나라의 기술강국에 상당한 기여를 해오고 있다. 묵묵히 한 분야에서 기술력을 발전시키면서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도약하는데 버팀목을 해오고 있었던 것. 이들 선배들이 없었다면 이들 학교 또한 마이스터고로 지정되었을 리가 없었다.

그동안 선배들이 다져놓은 기술력위에서 후배들이 좀 더 세분화되고, 전문화된 기술력을 전수받고 있는 것이다.

마이스터고 선배로서 명장이 돼 회사를 이끌고 있거나, 사회에 진출한 선배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글 싣는 순서
① 롤 모델인 독일 직업학교
② 유럽(스위스·오스트리아) 직업학교
③ 취업이 우선이다
④ 마이스터고로 몰리는 학생들
⑤ 지역 마이스터고
⑥ 마이스터고 출신 취업성공기
⑦ 마이스터고 출신 명장들
⑧ 문제점과 방향 (전문가 진단)

▲ 박봉철 구미 전자공고 졸·(주)대윤엔지니어링 대표
▲ 박봉철 구미 전자공고 졸·(주)대윤엔지니어링 대표
세상에 없는 설비, 현장에 적용했을때 짜릿한 전율
산학겸임교사로 학생지도, 후배 5명 채용 `한솥밥`

박봉철(52) 대표는 학교 졸업후 한국전자(현 KEC)에 입사했다. 전자기기사업부로 발령받아 디지털피아노 연구개발분야에서 13년동안 일하다 지난 1996년 직원 5명으로 창업했다. 현재 직원은 15명으로 늘어났고, 올해 4월 현재(구미시 1공단로)의 번듯한 공장으로 이사했다.

국내최초로 CPT, CDT 등 생산공정에서 FSMM 시스템을 개발했고, FPD, 이차전지 생산에 핵심인 계측, 제어설비를 개발 국내 대기업은 물론이고 해외시장에 수출하고 있다. 또 PC를 이용한 공장자동화 측정장비를 제조하고 있다. 모바일, 휴대전화, 노트북 설비뿐 아니라 철도차량용 출입문 제어기, 즉 스크린도어 부문에서는 상당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그는 세상에 없는 설비를 탄생시켜 현장에 적용했을때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짜릿한 전율을 느낀다고 말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학업도 병행 방송통신대 컴퓨터학과 학사와 석사도 취득했다.

박 대표는 후배들에게 공부는 계속해야 된다고 강조한다. 취직을 하더라도 공부의 끈을 놓지않고 끊임없이 연구 노력하면 반드시 보상이 온다고 말했다. 또 굳이 졸업후 대기업을 선호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대기업은 기술과 기능이 분리돼 여러가지 기술을 습득하기가 쉽지 않지만 중견기업은 자기 노력여하에 따라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빠른 시일내 쌓기가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즉 중소기업은 올라운드 플레이가 가능해, 개발참여와 기회제공이 많아 명실상부한 명장이 되기 위해서는 오히려 대기업보다 낫다고 재삼 강조했다.

후배들에 대한 애정도 많아 모교에서 산학겸임교사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고, 본교출신 5명을 직원으로 채용해 한솥밥을 먹고 있다.

▲ 현경호  금오공고 졸·(주)영인테크 대표
▲ 현경호 금오공고 졸·(주)영인테크 대표
군장비업체 등서 실무경험 쌓아 부품정비회사 설립
삼성, LG 등 대기업뿐 아니라 F16전투기에도 납품

구미시 시미동에 널찍하게 터를 잡고 있는 (주)영인테크의 현경호(44) 대표.

영인테크는 CPU 및 I/O BOARD, POWER SUPPLY, 모터 드라이버, 기타 외국산 PCB 등 산업용 전자정비 수리 및 개발업체다.

현 대표는 금오공고를 졸업하고 해군에 지원해 기술하사관으로 근무하면서 함정의 전자장비 정비를 맡았다.

이후 경남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후 진해의 군납업체에서 4년 동안 현장경험을 한 것을 비롯, 또다른 군장비 업체에서 근무 등 다년간 실무경험을 쌓았다.

지난 2002년에 그동안 축적된 기술력을 활용, 반도체 장비, LCD장비, 군 전자장비 등을 정비, 개발하는 업체를 단독으로 설립했다.

현재는 직원이 13명으로 불어났지만 그동안 어려움도 많았다고 토로했다.

현재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삼성, LG, STX, 르노삼성을 비롯해 잠수함 초계기, F16전투기 등의 부품정비회사로 성장시켰다..

정상적으로 작동이 안되는 기기를 정밀조사해 문제를 해결, 엔진이 돌아가는 소리를 들으면 희열을 느낀다고 말했다.

현씨는 “현실적으로 좀 어려움이 있더라도 한 우물을 파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후배들이 힘든 일을 기피하고 빨리 지치는 것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도 드는게 사실이다”고 했다.

그는 또 “기술력만 가지고 있으면 그에 비례한 대우는 당연히 따라온다”며 “향후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외국지사 설립으로 글로벌 회사로 키워가겠다”고 밝혔다.


▲ 조정국  평해공고 졸·현대중공업 근무
▲ 조정국 평해공고 졸·현대중공업 근무
고교 기능부선수 시절 각종대회 수상경력 큰 도움
애착·열정으로 기술 터득하며 학교생활도 즐겨라

조정국씨는 평해공고를 졸업하고 현대중공업에 입사하기 위해 군 전역후 현대중공업 기술교육원에 입교해 5개월의 교육과정을 수료했다.

이후 현대중공업 협력회사에서 1년 정도를 근무한 후 현대중공업 지원 자격조건을 갖춘 후 공채에 지원, 입사에 성공했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합격하기 위해서 꾸준한 자기계발로 관심분야, 관련직종 등을 공부하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인터넷을 활용해 자료를 찾아 공부하고 직종 분야 카페 활동을 통해 많은 정보들과 전문 지식들을 쌓았다.

특히 고교시절 기능부선수로 훈련하고 노력하면서 각종대회에서 수상한 경력들이 입사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현재 조선사업본부 의장부에서 배관, 철의장, 용접 등을 하고 있다.

일하는데 있어서 어려움도 많지만 끊임없이 선배들에게 질문하고 배우면서 노하우를 익히고 있는 중이다.

어디서든 필요로 하는 사람, 회사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핵심적인 인재가 되는게 목표다.

더 나아가 국가에서 인정하는 명장이 돼 마이스터고 후배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은 포부를 가지고 있다.

“현재는 기술력이 세계시장을 좌지우지하는 시대 입니다. 전문기술을 확실히 배워놓으면 어디서든 대우받을 수 있다고 봅니다”

그는 마이스터고 후배들에게 “애착과 열정을 가지고 기술을 배우며 학교 생활을 맘껏 즐겼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 한성철   경북기계공고 졸. (주)PRI대표
▲ 한성철 경북기계공고 졸. (주)PRI대표
성공한 엔지니어는 기술력에 영어실력도 갖춰야
글로벌 시대, 고객과의 비즈니스 파트너십도 중요

대구시 달성군 화원읍에 자리를 잡고있는 (주)PRI의 한성철(40) 대표. 한 대표는 1993년 경북기계공고 정밀기계과를 졸업하고 10여년간 관련회사에서 노하우를 쌓은후 지난 2006년 3월 창업했다.

정유공장을 비롯해 석유시추 등에 사용되는 핵심밸브를 제조하는 만큼 높은 정밀도를 유지하는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지역의 (주)화성, (주)KPC, (주)금강밸브를 비롯해 부산과 경기도 등지의 대기업에 핵심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현재 직원은 7명이지만 한사람 한사람 모두 정밀기계분야에서 최고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석유화학 밸브용 피팅은 무엇보다 완성도 높은 품질과 경쟁력이 중요합니다. 특히 좋은 품질은 말할것도 없이 경쟁력 있는 가격, 빠른 납기 등 신뢰도가 바탕이 돼야 합니다”

그는 엔지니어로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술력도 중요하지만 영어도 잘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보통 중소기업에 취직하면 영어공부를 소홀히 하기 쉬우나 금속도 국제규격을 따르고 있는 만큼 영어의 중요성을 재삼 강조했다.

또 좋은 기술력과 더불어 고객과의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형성하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보통 엔지니어들은 그 분야의 기술력개발을 중요시하지만 글로벌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제품뿐 아니라 비즈니스도 중요하다는 것.

마이스터고 `취업이 우선이다`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이뤄졌습니다.

/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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