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탈 합니다. 이런 식이라면 앞으로 무슨 일을 소신있게 할 수 있겠습니까”

3일 오전 11시께 박승호 포항시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양덕동 시립승마장 건립계획 백지화를 밝힌 직후 시청 모 공무원의 넋두리다.

이날 기자회견 후 포항시청은 마치 전쟁에서 패한 것처럼 무거운 침묵만 흘렸다. 복도에서 만난 공무원들은 하나같이 얼굴 표정이 어두웠고, 활기잃은 모습이었다.

해당 축산과는 더 할 나위도 없다. 직원들은 모두 일이 손에 잡히지 않은 듯 무표정하게 앉아 있었다.

이상석 축산과장은 “할말이 없다”고 말문을 연 뒤 “그동안 밤낮으로 고생한 직원들을 생각하면 속이 너무 상한다”며 “그래도 어떡합니까, 일해야죠”라고 말했다.

다른 사무실에 만난 한 공무원은 “앞으로가 걱정입니다. 현안사업을 어떻게 해야할지 앞이 캄캄합니다. 유강 빗물펌프장도 이런식이라면 물 건너갈 확률이 100%고, 마을 안길 하나 내는데도 일일이 주민들 허락받아야 하는지…”라며 말문을 닫았다.

일부에서는 “너무 성급한 판단 아니냐”며 뚝심 시장의 풀죽은 모습에 놀라워 했고, 다른 한편에서는 “어쩔 수 없는 최선책이 아니겠느냐”며 박 시장을 위로하기도 했다.

/김명득기자 mdkim@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