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교촌한옥마을
관광활성화 어떻게 할 것인가

▲ 전주 한옥마을은 전통한옥이 주는 아름다움과 전통과 문화를 즐길 수 있는 문화시설 등으로 국제슬로시티에 선정되는 등 관광 성공 사례로 꼽히고 있다. 왼쪽 위로부터 시계방향으로 햇빛마루 체험관과 공예명품길 약도, 전주한옥마을 표지석.
▲ 서울 남산골 한옥마을은 지역 재생 및 활성화 정책으로 조성된 곳으로 `옛 정취 그대로 살아 숨쉬는 도심속 휴양지`로 꼽히며 관광객들의 발길을 모으고 있다. 남산골 한옥마을
전통은 흔히 낡고 불편한 `구닥다리`로 여겨진다. 하지만 전통은 조상들이 수백 수천 년을 쌓아온 삶의 지혜가 응축된 값진 자산이다. 특히 전통을 현대적 시각으로 재창조할 때 미래가 열릴 수 있다. 전통에 대한 해석은 우리 후손들의 몫이다. 전통을 통해 새롭게 재탄생하고 있는 서울 남산골한옥마을과 전주 한옥마을을 가봤다. 이 두 마을은 고유한 하드웨어 기반과 선진 관광지의 많은 시행착오를 거울삼아 마을마케팅에 기반을 둔 자신들만의 고유한 소프트웨어 개발을 통해 선진적 관광지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다.

글 싣는 순서
① 경주 교촌한옥마을의 관광 인프라 가능성
② 국내 한옥마을 벤치마킹
③ 일본 유후인온천마을 명소들
④ 일본 유후인온천마을 성공비결 1
⑤ 일본 유후인온천마을 성공비결 2
⑥ 성공적 교촌한옥마을 만들기에 대한 제언

■ 서울 남산골 한옥마을
옛정취 그대로 살아 숨쉬는 도심속 휴양지

한옥 5동·공예전시관·타임캡슐 광장 등으로 구성
서울시가 마을 예산 관리, 위탁업체에 배분 `눈길`

□ 남산 제모습 찾기 사업으로 조성 시작, 1998년 개장

서울 남산 아래 위치한 남산골 한옥마을은 1989년 시작된 남산 제모습 찾기 사업으로 각지에 흩어져 있는 한옥을 한군데 모아 지역 재생 및 활성화 정책으로 조그마한 볼거리가 있는 마을을 조성해 1998년 문을 열었다.

대지면적 총 2만4천180평에 전통한옥 5동, 전통공예전시관, 천우각 광장동, 전통정원, 타임캡슐 광장으로 구성돼 있다.

남산골 한옥마을의 가장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 타임캡슐 광장은 서울시민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600개의 품목을 선정 타임캡슐에 담아 지하 15m에 매장해 놓은 곳이다.

타임캡슐 광장을 따라 내려오며 펼쳐지는 전통정원은 남산의 산세를 살려 구릉지와 계곡을 완만하게 조성하고 소나무 등 향토수종을 식재했으며 간간이 설치된 누각과 함께 멀리 펼쳐지는 시내 전경이 서울의 과거와 현재를 되돌아보게 한다.

전통정원 내에는 그 동안 훼손됐던 지형을 원형대로 복원해 남산의 자연식생인 전통 수종을 심었으며 정원의 서쪽에는 계곡을 만들어 물이 자연스럽게 흐르도록 했다. 또 정자, 연못 등 전통양식의 정원으로 꾸며졌다. 정원의 복동쪽 대지에는 5동의 한옥가옥들이 옛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남산골 한옥마을 내에 조성한 이 한옥마을은 순수혈통의 전통 가옥 5채를 이전 복원했다.

민속자료로 지정된 서울 시내 23채의 전통 가옥 중 변형이 가미된 것을 제외한 순수혈통의 한옥들로 종로구 삼청동의 오위장 김춘영가옥과 관훈동의 부마도위(임금의 사위) 박영효 가옥, 옥인동의 순정효 황후 윤씨 친가, 동대문구 제기동의 해풍 부원군 윤택영댁 재실, 중구 삼각동의 도편수 이승업 가옥 등이다.

이 중 건물 이전이 불가능할 정도로 낡은 순정효황후 윤씨 친가만 새 자재를 사용해 복원하고 나머지는 모두 건물을 하나하나 뜯어내 이전 했으며, 재활용이 불가능한 목재는 설악산의 자생육송으로 대체했다.

순정효황후 윤씨 친가에서는 예절배우기, 국방공예 등 문화학교, 해풍부 원군 윤택영댁 재실에서는 서예, 한시, 사군가, 찬문강옥 등의 전통문화 강좌가 열린다. 부마 도위 박영효 가옥에서는 한국의 소리 공연 장소로 사용하고 있다. 오위장 김춘영 가옥에서는 전통공예 기능을 전승, 보급하는 무형문화재 시연이 열린다. 도편수 이승업 가옥은 전통찻집으로 하고 있다. 또한 공예 전시관에서는 민화, 침선, 나전칠기, 전통매듭 등을 만드는 방법을 재연하고 각종 공예품도 전시 판매하고 있다. 공동마당에서는 전통민속놀이 재현 행사 등이 열리고 있다.

이곳에는 한옥에 살았던 사람들의 신분 성격에 걸맞는 가구 등을 배치해 선조들의 삶을 재조명 했으며 전통공예관에는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기능 보유자들의 작품과 관광상품을 전시, 판매하고 있다.

▲ 지게 체험 모습.

□ 시와 민간위탁 반반, 운영의 미도 한몫

남산골 한옥마을은 관람객 대상 주말 전통혼례, 무료공연, 태권도 시범 등 차별화된 전통문화 공연 및 체험행사 등으로 매년 관광객이 증가하고 있다. 2011년에는 2백14만1천483명의 관광객이 다녀가는 등 성공적 사례로 꼽히고 있다.

특히 특정 산업 유치, 문화관광상품 개발, 마을 CI개발 등 마을 자체를 마케팅 주체로 설정하고 종합적으로 마을을 마케킹한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중 가장 눈여겨 볼 부분은 시설의 예산과 운영 부분이다.

마을의 전체 예산은 서울시가 관리해 민간 위탁한 업체에 배분하는 방식이다. 전통문화 진흥의 전문성이 있는 업체가 운영에 참여해 계획을 세우고 또 한편으로 이러한 새로운 작업들이 추진될 수 있도록 시가 재정적 후원을 하는 방식인 것이다.

최근 여러 지자체가 새로운 문화인프라를 집적 할 때 준공하자 말자 바로 민간위탁을 주는 방식을 하고 있다. 이는 갓난 아기를 바로 어린이집에 떠맡겨 버리는 위험한 일로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공예관에서 판매되는 관광상품의 수익은 시에 집결돼 수익사업으로 쓰는 것도 마을의 경쟁력 있는 새로운 콘텐츠 개발을 위한 예산으로 쓰이게 된다.

▲ 조선시대 풍습 체험장

■ 전주 한옥마을
한옥 수백채 옹기종기, `느림의 미학` 만끽

전동성당 등 근대유적에 20여개 문화시설 한데 모여
한옥서 다도·소리·공예까지… 숙박객 年 20만 달해

□ 한옥 통한 관광형 숙박·전통문화체험 성공 사례

전주 한옥마을은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사람이 실제 거주하는 540여채의 전통한옥이 밀집해 있다.

마을 안에는 태조 이성계의 어진이 모셔진 경기전과 400년 전통의 고즈넉한 향교, 호남지방의 서양식 근대건축물 중 가장 규모가 크고 오래된 전동성당 등이 자리 잡고 있어 전통한옥이 주는 `느림의 미학`을 느낄 수 있다.

▲ 전주 한옥마을은 전통한옥이 주는 아름다움과 전통과 문화를 즐길 수 있는 문화시설 등으로 국제슬로시티에 선정되는 등 관광 성공 사례로 꼽히고 있다. 전주한옥마을 표지석

소리문화관, 완판본문화관, 최명희문학관 등 전통과 문화를 즐길 수 있는 20여개의 문화시설도 집적돼 있다.

한지공예, 전통놀이, 다도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전통한지원, 술박물관, 전통문화관, 공예품전시관 등이 있어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관광객과 수학여행단의 발길을 끄는 데도 성공했다. 지역 예술인들이 만든 탈, 장승 솟대, 인형, 도자기 등을 전시·판매하는 `문화장터`와 크고 작은 축제들도 여행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전주 한옥마을은 `한옥마을 숙박 1번지`로 꼽힌다. 2009년 한옥숙박객이 4만3천456명에 이르렀고 2011년에는 5만3천781명으로 증가했다. 전주시에서 정의한 한옥숙박이라 함은 한옥형태의 가구에서 다도, 소리, 공예 등 체험까지 같이 할 수 있는 시설을 의미한다. 한옥마을 내에서 자유롭게 이뤄지는 민박은 집계에 포함되지 않고 있어서 실제 한옥숙박객은 두 배 정도에 이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전주 한옥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이 2011년에만 약 409만으로 집계됐고 이들 중에 숙박을 하는 관광객이 7~10% 정도로 추산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옥숙박객은 연간 20여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 공예명품길 약도

□ 풍성하고 맛깔진 전통음식과 지자체 치밀한 준비도 한 몫

한국 전통문화와 음식이 오롯이 담겨 있는 전주 한옥마을 일대의 맛집은 전주 한옥마을을 국제슬로시티, 한국관광의 별, 한국관광 으뜸명소 등에 잇따라 선정되게 했다.

특히 궁중음식이 가미된 품격 높은 한정식을 맛보는 한옥마을 여행은 관광객들의 오감을 즐겁게 한다.

전주 한옥마을에서는 관광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풍성하고 맛깔진 음식도 즐길 수 있다. 어디를 가나 큰 부담 없이 전주비빔밥과 콩나물국밥, 막걸리 등도 마음껏 맛볼 수 있다.

▲ 햇빛마루 체험관

변화하는 관광 트렌드를 정확히 짚어내고 치밀히 준비한 자치단체의 노력도 큰 몫을 했다.

전주시는 한옥마을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2008년부터 관광자원화를 위한 조직을 갖추고 인프라와 프로그램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지방자치제가 실시된 후 최근 몇 년 동안 도심 공동화와 맞물려 쇠락해 가던 이 지역은 월드컵을 계기로 각종 문화시설이 입주하는 것과 함께 도시계획상 전통문화구역으로 확정됨으로써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한옥마을을 가로지르는 실개천을 만들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전선 지중화, 문화시설 집적화, 야간 투어 등을 단계적으로 진행해 관광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경주 교촌 한옥마을 관광 활성화`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이뤄졌습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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