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청소행정 어디로 가고 있나 <중>
쌓여가는 `베일` 어떻게 할건가

▲ 포항시 남구 호동 쓰레기매립장 뒷산 정상에 수북이 쌓여 있는 생활쓰레기 압축물인 `베일`. 하루 200여개가 뽑아져 나와 현재 6만여개가 이곳에 쌓여있다. 비닐로 덮기 직전의 찢겨진 베일 모습이다.

포항시 남구 호동 쓰레기매립장과 인덕산 정상 2곳에는 폐기물고형연료화(RDF)시설에 사용될 생활폐기물 압축 포장물인 `베일`이 수북히 쌓여있다.

25일 포항시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생활폐기물 압축포장센터에서 하루 150~200개의 베일이 나와 이곳에 보관되고 있다는 것.

1년새 6만여개…인덕산 적치장, 추후 항공기 안전까지 영향줄 판
연료화시설 내년 착공한다해도 준공까지 5년간 별도대책 안세워

1년이 지난 현재 이곳에 쌓여있는 베일은 대략 6만여개. 초기에 쌓아놓은 베일은 외부 비닐이 찢겨져 속 내용물이 밖으로 튀어나와 흉물스럽게 방치되고 있고, 일부 베일은 까마귀와 까치들이 쪼아 비닐이 찢겨져 나간 곳도 있다. 이처럼 베일이 흉물로 변하자 포항시는 추경에서 예산 9천여만원을 들여 이곳을 대형 비닐로 덮어놓고 있다.

현재 호동 쓰레기매립장 북쪽 장애봉 정상에 5단으로 쌓여있는 베일 더미는 육안으로 보기에도 4~5m를 훨씬 넘어 보인다.

개당 크기가 1.4mX1.2m로 무게는 1.2t에 달해 5단으로 길게 쌓아놓으면 큰 성곽처럼 보인다. 또 반대편 구 쓰레기매립장 부지위에는 6단으로 쌓아 놓은 베일 더미가 6m가 넘어 인덕산 정상보다 더 높아 보인다. 해발 90m인 인덕산은 지난 2004년 포항공항 활주로 활공각을 위해 30여m가 절취돼 현재 해발 60여m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런 추세로 베일이 계속해서 쌓일 경우 인덕산 정상보다 5~6m 정도 더 높아질 전망이다. 당장 포항공항의 항공기 이착륙에는 문제가 없겠지만 계속해서 산 정상에 베일이 쌓이게 된다면 안전상 어떤 문제를 일으킬지 예측할 수 없다.

문제는 RDF시설 건립이 늦어지거나 아예 무산될 경우다. 포항시 예상대로 내년 또는 2015년에 RDF시설이 착공된다 하더라도 향후 3~4년은 넘게 걸린다. 그렇다면 1년에 6만개의 베일을 계산하면 향후 5년 동안 30만개가 넘는 베일이 이곳에 쌓이게 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미 산 정상에 쌓여 있는 베일의 높이가 5~6m에 육박하고 있어 항공기의 이착륙에 대한 안전대책도 세워야겠지만 소각, 위탁처리 등 당장 베일물량부터 줄이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

도내 상당수의 시군은 자체 예산을 들여 생활쓰레기를 소각, 위탁처리하고 있다. 경주시는 자체 소각장을 확보하고 있고, 영천시는 하루에 약 50t, 칠곡군은 50t, 청송군은 15t을 소각처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시 정철영 청소과장은 “RDF사업이 정상대로 추진되는 것을 계산해 미리 베일을 확보해 놓고 있다”며 “만약 RDF사업이 무산될 경우 소각이나 위탁처리 등 다른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말도 청소과장이 담당하고 있을 때 뿐이다. 다른 과장이 오게 되면 또다시 청소행정은 바뀌게 될 것이다.

/김명득기자

mdkim@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