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스터고
① 롤 모델인 독일의 직업학교

마이스터고가 지난 2010년 국내에 도입된지 4년째다. 마이스터고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대선공약으로 고교때부터 기술을 익혀 그 분야의 명장을 만듦과 동시에 기술강국, 고졸 취업 활성화 등 두 마리의 토끼를 잡기위해 탄생했다.마이스터는 독일어의 장인(匠人)을 뜻하는 용어로, 마이스터고는 독일의 직업학교를 롤 모델로 삼았다.올해 첫 마이스터고 졸업생이 배출되면서 취업판도가 바뀌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걸음마 단계인 우리의 마이스터고는 독일 등 역사깊은 유럽 여러나라의 선진 직업(전문)학교와는 많은 차이점과 아울러 문제점도 존재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이에 본지는 고졸 취업문화를 바꾸고 있는 마이스터고의 실태, 장점, 문제점, 앞으로 나아갈 방향, 독일 등 선진 외국의 직업(전문)학교와의 비교 등 시리즈를 8회에 걸쳐 게재한다.<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① 롤 모델인 독일 직업학교
② 유럽(스위스·오스트리아) 직업학교
③ 취업이 우선이다
④ 마이스터고로 몰리는 학생들
⑤ 지역 마이스터고
⑥ 마이스터고 출신 취업성공기
⑦ 마이스터고 출신 명장들
⑧ 문제점과 방향 (전문가 진단)

강소 중견기업 수십만개 있어 선취업 후진학 시스템 가능
교사들 대부분 현장경험 풍부… 학생들에 살아있는 지식 전수

□마이스터고란?

기존의 실업계 고등학교를 발전시킨 고등학교로서 일과 학습을 병행하여 해당분야의 기술장인을 육성하려는 고등학교이다. 바이오, 반도체, 자동차, 전자, 기계, 로봇, 통신, 조선, 항공, 에너지, 철강, 해양 등 다양한 기술 분야의 마이스터고가 전국적으로 35개교에 이른다.

지역에는 경북기계공고, 구미 전자공고, 구미 금오공고, 평해공고, 포철공고 등 5개가 지정돼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대선공약으로 전국에 50개의 마이스터고를 육성해, 고졸 취업문화를 바꾸자는 취지에서 설립됐다. 지난 2010년 첫 입학생을 받은 이래 올해 첫 졸업생이 배출됐다. 지역에서는 평균 취업률이 95%에 달할 정도로 일단은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있다.

하지만 학습과 기업연수 등에서 미진한 부분도 있는 등 고칠 부분도 많이 있다.

□독일의 직업학교.

독일의 일반교육의무는 초등학교 4학년, 중등 I 과정 6년 등 10학년까지이다.

초등학교를 졸업하면 중등 I 과정에 속하는 하우프트슐레(일반적으로 막일), 레알슐레(실과학교), 김나지움 (인문학교), 게잠트슐레(위의 3개를 합친 개념으로 최근에 도입)로 진학한다. 교육의 목표는 기초과정 습득과 상급학교 진학을 위한 기초학력, 직업훈련을 받을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는것에 주안점을 두고있다.

초교성적으로 진학을 하는데 하우프트 슐레는 하위 30%, 레알슐레는 중위 40%, 김나지움은 상위 30%가 가는 수준별 학교이다. 김나지움 학생들도 중등 I 과정의 교육목표인 직업훈련 입문을 위한 기초실습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각 학교에서 진행하는 교육은 모두 엇비슷 하나, 학습능력과 상급학교의 진학 방향에 따라 직업준비를 위한 실습과정과 일반교육과정을 다루는 비중이 서로 다르다.

대학진학을 목표로 하는 김나지움을 제외한 하우프트슐레, 레알슐레, 게잠트슐레를 일반적으로 베루프 슐레(직업학교)라고 부른다. 베루프 슐레를 졸업한 후 좀 더 전문적으로 공부를 원할 경우 파크슐레로 진학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약 70%의 학생들이 직업학교를 선택, 우리의 대학진학율 80%와는 큰 대조를 이룬다.

직업학교는 전통적인 직업훈련을 시키는 듀얼시스템(이론과 실습을 동시에 배움)으로 각 학교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보통 2~3일은 사내 직업훈련, 2~3일은 학교교육으로 나눠진다. 직업훈련의 핵심은 우리나라처럼 학생이 회사에 나가서 실습이나 훈련을 하는 것이 아니라 견습생(Lehrling) 보직으로 회사에 취직한 직업훈련생이 직업의무교육법에 따라 의무적으로 학교에 가는 것이다. 얼마되지는 않지만 견습수당도 받는다. 이렇듯 선취업 후진학 시스템이 가능한 것은 독일에 수십만개의 강소 중견기업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 마이바흐 학교 학생들이 자동차 관련 실습교육을 받고 있다.

□빌헬름 마이마흐 슐레(WILHELM MAYBACH SCHULE)

1950년 슈투트가르트에 설립된 이 학교는 자동차정비, 설계, 공학, 주조 등이 전문분야로 학생수가 760여명에 이르는 파크슐레다. 자동차도시에 있는 만큼 대다수 커리큘럼이 자동차 관련 분야로 짜여져 있다. 서비스테크니커 부분은 6개월, 마이스터과정은 1년, 테크니커 과정은 2년, 엔지니어과정은 3~5년 등 과정마다 학제가 다르게 편성돼 있다.

크리스탈 민텔교장(52)은 “이 학교는 베루프슐레에서 기본과정을 배운 학생들이기 때문에 각 분야마다 교육기간과 수업방식이 다르다”고 말했다.

교사 슈미트씨는 이 학교 마이스터 출신이다. 이곳 교사들 대부분은 직업학교를 졸업하고 일선 산업체에서 오랜 경험을 쌓은 사람들이다. 즉 현장출신이 현장지도를 하고 있는 것. 우리처럼 대학을 나와 교직시험을 거쳐 교사가 되는 것과는 차이가 있었다. 현장경험이 풍부한 교사이다 보니 학생들에게 살아있는 지식전수가 가능했다. 사실 우리 학교는 교사들이 이론만 배우고 실기경험이 없다보니 학생지도에 애로점이 있는게 사실이고, 이 문제는 일선 교사들도 인정하고 있는 부분이다.

아멧트 제브렉(24)학생은 자동차 회사에 실습생으로 일하며 금속분야의 테커니커 과정을 밟고있다. 그는 금속분야에서 최고의 1인자가 되는 게 꿈이다. 베루프슐레를 졸업한 후 그냥 회사에 눌러 앉아도 됐지만 젊었을때 좀 더 공부해 이 분야에서 인정받고 싶어 진학했다고 했다.

로버트 보쉬슐레는 전통적인 베루프 슐레다.

산업기계, 공학, 메카트로닉, 판금 등이 전문으로 1천200여명의 학생들이 있다. 학생들은 보쉬, 포르쉐 등 자동차공장과 소규모 중소기업에서 1주일에 4일정도 일하고 학교에서는 하루 공부한다. 이 학교출신들은 10%정도는 상위학교인 파크슐레로 진학하고 대부분은 졸업과 동시에 직장에서 일한다. 연령은 14세에서 18세정도가 가장 많다.

학교 교문주변 곳곳에서 아직은 앳된 소년의 티를 벗지못한 학생들이 담배를 피우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독일은 초교를 졸업하고 베루프 슐레에 진학하면 작은 직업인으로 인정하고 술과 담배에 대한 제재가 없다.

이 학교 스타이델 교장은 “학생들이 일찍 진로를 결정하고 왔지만 대다수의 학생들은 자기가 맡은 분야에서 열심히 일해 인정받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독일이 기술강국이 된 것은 직업학교와 수십만개에 달하는 중소기업덕분” 이라고 덧붙였다.

크리스탈 민텔 교장 인터뷰
“훌륭한 기술 대우받는 사회 분위기 한 몫”

중소기업과 상생 관계
오랜전통·정부지원덕

▲ 마이바흐 학교 학생들이 자동차 관련 실습교육을 받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받는 독일 엔지니어 가운데 대학을 졸업한 사람은 30% 정도입니다. 철저하게 전문화된 직업학교에서 교육을 받는 동시에 산업 현장 경험을 쌓은 엔지니어들이 독일 제조업의 근간입니다”

마이바흐 슐레의 그리스탈 민텔(52)교장은 오늘의 독일을 만든것은 직업학교가 존재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말했다. 전문화된 직업학교 역시 강한 중소기업이 있어 가능한 것이라며 서로 상생하는 관계라고 보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훌륭한 기술력을 가지고 있으면 대학졸업자와 비슷한 대우를 받는 사회적 분위기도 한 몫했을 것 이라고 말했다. 직업학교가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과거 오랜세월의 전통과 정부지원이라고 밝혔다.

독일은 과거부터 정책의 수립이나 집행시 대규모 공장을 운영하는 산업체 보다는 지역에 밀착한 작은 단위의 수공업을 더욱 지원 육성함으로써 지역사회 발전 및 중산층 유지 강화, 내수 활성화를 추구했다는 것.

“독일에는 세계시장 점유율이 40%가 넘는 강소기업이 1,300개 이상이다. 기업의 99% 이상은 중소기업이고 전체 매출의 43%, 전체 고용의 70%를 차지한다”

이렇다 보니 많은 기술자들의 고용이 보장됐고, 안정된 기반위에서 기술력이 축적됐다는 것이라는 민텔 교장은 이 또한 마이스터라는 기술 전문 교육 제도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밝혔다.

/이창훈기자
(마이스터고의 롤 모델인 독일의 직업학교`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이뤄졌습니다.)

    이창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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