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 29세女·5세 딸, 뱀·투견과 2년 넘게 지하 감금
청소 등 집안일에 매질도 수시로 당해… 용의자 3명 체포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클리블랜드 납치감금 사건에 이어 한 달여 만에 `현대판 노예`를 방불케 하는 엽기적 사건이 세상에 드러났다.

오하이오주 검찰은 18일(현지시간) 지적장애를 가진 29세의 여성 섀넌 에클리와 그녀의 다섯살짜리 딸이 2년 넘게 애슐랜드 근교의 한 2층짜리 집 지하실에 감금돼 노예처럼 생활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감금된 공간에는 뱀과 투견이 함께 있었다.

이번 사건의 전모는 에클리가 막대 사탕을 훔치다가 경찰에 붙잡히면서 드러났다.

에클리는 경찰에 “동거인이 내게 너무 가혹하게 굴기 때문에 차라리 감옥에 가는 게 낫다”고 말했다.

에클리가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일부러 사탕을 훔쳤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그러나 영국 데일리메일은 에클리가 주로 감금상태에 놓여있었지만 용의자들이 종종 가게로 가서 물건을 훔쳐오라고 시켰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에클리를 감금하고 학대한 남성 두 명과 여성 한 명 등 세 용의자를 인신매매 혐의로 체포했다.

에클리는 2011년 5월 이들 용의자의 꼬임에 넘어가 문제의 집으로 이주했다. 그곳에서 그녀는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딸을 해치거나 빼앗겠다는 반복적인 협박에 시달리며 청소, 세탁, 장보기 등의 집안일을 해야했다. 매질도 당했다. 맞은 후에는 용의자들이 에클리를 병원으로 데려가긴 했지만 처방된 진통제는 빼앗았다.

에클리 모녀는 처음에는 이구아나가 활보하는 잠긴 방의 시멘트 바닥에서 자야했다. 투견과 뱀들로부터 위협을 받았다. 에클리가 딸의 결박된 손을 풀어주는지, 딸에게 몰래 음식과 물을 주는지 등을 모니터를 통해 일일이 감시당해야 했다. 에클리가 집안일을 하는 동안 딸은 감금된 방 안에서 독이 있는 산호뱀을 비롯해 무게가 130파운드(약 60㎏)에 달하는 비단뱀들을 돌봐야했다.

에클리는 노동의 대가를 받지 못한 것은 물론이고 사회보장연금도 갈취당했고 음식도 제대로 제공받지 못했다. 용의자들은 모녀를 길들이는 수단으로 음식을 제한하며 통조림 음식이나 자신들이 먹다남은 음식을 던져줬다.

이 지역 관할 검사는 “오늘날에도 우리 주변에 노예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됐다”고 말했다.

/시카고·워싱턴 AFP·dpa =연합뉴스

    시카고·워싱턴 AFP·d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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