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임중포항중앙교회 담임목사
오래 전에 영화 `국가대표`를 보았다. 열악한 환경을 딛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스키점프 선수들의 이야기는 종영이 될 때까지 잔잔한 감동이 온 몸과 마음을 감싸는 경험을 했다. 올림픽 꿈을 이루기 위한 도전정신은 열악한 선수구성, 기막힌 훈련 여건,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주변의 무관심을 극복하고 자신과의 싸움에서부터 이겨내고 태극마크를 달고 정진(精進)하는 국가대표 이야기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교통사고로 몸의 55%에 3도 중화상을 입고 의료진에서도 살 수 없다고 판단을 했던 이지선씨는 살 수 있다는 확고한 믿음으로 30회가 넘는 수술과 재활 치료를 이겨내고 UCLA에서 사회복지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기막힌 상황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지선아 사랑해`, `오늘도 행복합니다`의 책을 엮어낸 그녀는 “사고로 인해 나는 삶, 고난, 기적, 감사, 사랑, 희망이라는 여섯 가지 선물을 받았다”고 고백하면서 불평과 불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던 사람들을 부끄럽게 했다.

2009년 당시 68세의 차사순 할머니는 자동차 운전면허증을 따기 위해 무려 960번 만에 필기시험에 합격하여 세간의 화제가 됐다. 959차례나 떨어지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면허증 취득의 투지를 불살라 5년 만에 960번째 시험에서 드디어 필기시험 합격 도장을 받았다. 응시를 위한 인지대만 500만원이 넘었고 오가는 교통비와 식비를 합하면 1천만 원이 족히 넘었을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반드시 운전면허증을 따서 차를 운전하면서 장사를 하고 싶다는 소망은 할머니에게 도전정신을 심어줬던 것이고 결과는 소망을 이뤘던 것이다.

조선 후기의 대표적인 화가 단원 김홍도는 산수, 도석인물(道釋人物), 풍속, 화조 등 여러 분야에 걸쳐 뛰어난 재능을 발휘했으며, 그의 화풍은 조선 후기 화단에 큰 영향을 끼쳤다. 김홍도 작품의 특징은 독창적 화풍이다. 당시 화가들은 대부분 중국화가의 영향을 받았지만 단원은 차별화되는 독창적 화풍과 구도로 그림을 그렸다. 그러한 단원의 화풍은 정규 화가로서의 틀에 박힌 교육을 받지 않고 화가 집안에서 태어나지도 않은데서 비롯된 것이지만 단원이 당대 최고의 화가로 자리매김을 한 것은 단원의 그림에는 창의성, 도전정신, 자신감과 같은 다양한 내용이 감겨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정평이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는 좁은 길을 걷는 것을 회피하고 넓은 길을 택하는데 익숙해 졌다. 도전정신을 발휘하여 새로운 길을 개척하기 보다는 이미 잘 닦여진 포장도로를 선택하다보니 대학진학도 인문학이나 이공계를 기피하고 의대나 법대를 지향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을 본다. 이것은 이타주의에서 이기주의로의 이동현상이며 그 결국은 공리의 이치가 세워지지 않게 되는 공멸의 위기를 가져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교회도 예외가 아니다. 교육, 복지시설들을 건축한다거나 선교를 비롯한 미래를 열기위한 많은 일을 하는 교회는 성도들이 기피한다. 그리고 잘 지어놓은 예배당, 헌금에 부담 없는 교회, 일상에서 자신에게 유익한 것만을 우선해 철새처럼 찾아다니는 이기적인 조건적 교인들이 많아지고 있다.

예수님은 요한복음 12장 24절에서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하시고 친히 인류를 구원하시기 위해 자신이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신 것은 거룩하고도 지고한 도전정신이요, 사랑이다. 그 제자들이 이 정신으로 세상을 바꿨고, 오늘도 세상 곳곳에서 선교사들이 역사를 바꿔 가고 있다. 거룩한 도전정신, 이것이 교회의 사명이며 그리스도인의 삶의 자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