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미래다
⑹ 4대강사업과 대구취수원 이전

▲ 강정 고령보

국민의 건강권과 생존권을 위해 물 관리와 이용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모든 국민에게 적정하게 물을 공급하기 위해 많은 국가는 정부 차원에서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극심한 기후변화로 세계 곳곳에서 홍수와 가뭄이 빈발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도 물 관리와 기후변화를 극복하기 위해 4대강사업을 시행, 수량을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대구지역은 4대강사업으로 수량은 풍부해졌지만 여전히 취수원 상류의 대규모 공단지역에서 흘러나오는 각종 산업폐수 유출사고에 노출되어 있어 수질오염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4대강 사업으로 인한 풍부한 수량확보와 대구 취수원 이전에 대해 짚어 본다.


4대강 사업과 `대구 취수원 구미 이전`은 별개 문제
`세계물포럼`서 지역갈등 해소 성공사례 만들어야


□ 4대강사업의 필요성

우리나라 연평균 강수량은 1천277㎜로 세계 평균 강수량(807㎜)의 1.6배이지만 이 중 약 70%가 여름철에 집중되어 있고, 국토의 65%가 산악지형이어서 비의 대부분이 대기로 증발되거나 바다로 빠져나가 버려 수자원 총량의 27%만 사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여름철에는 홍수피해, 갈수기에는 가뭄으로 식수난을 겪고 있다.

낙동강은 오랫동안 퇴적물이 쌓여 강바닥이 농경지보다 높아 해마다 장마철이면 농경지가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다. 산업화로 인해 낙동강 유역권은 대구와 부산을 중심으로 구미, 포항, 울산, 등 도시화, 공단화가 급속하게 발달하며 공업단지에서 배출되는 독성물질과 농업 및 생활용수로 오염됐다. 특히, 수질은 2003년 이후 날로 악화돼 김해 일대 평야에는 갈수기 때면 염분이 유입돼 심각한 피해를 입혔다. 이 물을 상수원수로 사용해야 하는 낙동강 하류 지역은 대책 마련이 시급했다. 이에 따라 2008년 12월 지역발전위원회에서 한국형 녹색뉴딜사업으로 4대강살리기사업 추진을 결정하고, 2009년 2월 4대강살리기 추진기구를 조직해 2012년 12월 사업을 완료했다.

낙동강은 92공구로 나눠 사업이 진행됐고 이 중 18공구 창녕함안보, 20공구 합천창녕보, 22공구 달성보, 23공구 강정고령보, 25공구 칠곡보, 30공구 구미보, 32공구 낙단보, 33공구 상주보 등 총 8개의 보와 어도 등이 조성됐다. 또 영주댐, 보현산댐, 부항댐, 성덕댐, 군위댐의 건설사업이 진행 중이며, 수자원의 효율적인 활용을 위해 안동~임하댐 간의 수로도 연결하고 낙동강 하구둑 배수문을 확장하고 수변공원 등을 조성했다.

2011년 10월 구미보, 강정고령보, 창녕함안보를 시작으로 나머지 5개보가 11월에 개방되면서 보와 주변 수변공간은 온 국민의 나들이 공간이 되고 있으며 수변생태공원이나 체육시설, 캠핑장 등을 찾는 나들이객이 늘어 낙동강변이 새로운 생태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으며 앞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 대구 먹는 물 확보

대구 취수원 상류에 대규모 구미국가산업단지가 형성되어 있어 1991년 페놀 사고 등 7차례 크고 작은 낙동강 수질오염사고 발생으로 시·도민은 엄청난 고통을 받아 왔다. 1991년 구미국가산업단지에서 유출된 페놀은 엄청난 재앙을 불러왔다. 대구시민은 영문도 모르는 채 수돗물을 마시고 구토를 했으며, 임산부들은 유산까지 하기도 했다. 이 사태로 관계자가 구속되는 등 큰 홍역을 치르고, 내국인 대상 생수판매가 합법화되는 계기가 됐다.

당시 구미시는 재발방지를 약속했고, 하수처리율을 99.3%까지 올리는 등 낙동강 수질개선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으나 2006년 갑상선암을 유발하는 퍼클로레이트 수질오염사고, 2004년과 2009년은 발암성 물질인 1,4-다이옥산이 낙동강으로 유출되는 등 수차례 수질사고가 발생해 대구시민은 낙동강 물에 대한 불신감이 커졌다.

낙동강 페놀사고 이후 대구 상수도사업본부는 1천여억 원을 들여 고도정수처리시설 등 수돗물 생산시설을 보강하고 수질오염물질 관리에 더 노력을 기울여왔고 지금도 330억원을 들여 정수시설을 보강하여 안전하고 깨끗한 수돗물 공급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취수원 상류인 구미공단이 점점 확장을 하고 있고 화공약품을 사용하는 업체들이 많이 있어 항상 수질오염사고의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 1991년 페놀사건 이후 먹는 물 수질항목은 당초 29개에서 175개 항목으로 늘렸고 원수수질항목도 당초 14개에서 125개 항목으로 강화해 왔다.

또 환경기초시설 증설, 하수처리장 방류수 수질기준 강화, 오염총량관리제 시행, 오염물질 배출업소 과태료 부과, 먹는 물 수질기준 항목증설 및 농도 강화 등 제도개선을 많이 했지만 예측하지 못한 수질오염사고의 위험이 상존하는 것이 현실이다.

□ 취수원 이전 타당성

대구 취수원 상류에 대규모 국가산업단지가 있는 한 일상화된 수질사고 위험이 상존하므로 대구시민은 깨끗한 원수를 확보하기 위해서 인구 밀집지역 및 공단이 없는 구미공단 상류로 대구 취수원 이전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구미시 등은 수량 부족 등을 이유로 4대상 사업이 완료된 뒤 향후 수량확보 문제를 확인한 뒤 협의를 하자며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4대강사업은 평상시 수량확보와 수질개선을 위해 국가에서 추진한 국책사업으로 취수원 이전과는 별개의 문제이다.

낙동강 수계에 8개의 보(상주, 낙단, 구미, 칠곡, 강정고령, 달성, 합천창녕, 창녕함안)가 건설됐고 군위댐이 준공돼 담수 중에 있으며 3개의 댐(영주, 성덕, 부항)을 건설하고 있어 연간 총 5억1천만 t의 저수량을 더 확보할 수 있어 취수원을 이전해도 물은 부족하지 않다.

□ 안전한 물은 공공의 자산

먹는 물은 모든 국민이 누려야 할 보편적인 서비스이며, 국가는 국민이 질 좋은 물을 공급 받을 수 있도록 합리적인 시책을 강구 할 책무가 있으므로 깨끗하고 안전한 청정원수는 정부에서 책임지고 공급해야 한다. 하지만 먹는 물을 두고 지역간에 심각한 갈등을 불러 일으키기도 한다. 그러나 먹는 물을 두고 지역 이기주의를 극복하고, 안전한 청정원수를 확보한 사례도 있다. 영산강 수계인 목포와 광주는 1996년도 주암댐으로, 금강 수계인 청주와 부여 등은 2009년 대청댐으로 이전했고, 한강 수계도 현재 수질이 더 좋은 곳인 팔당댐 하류로 이전했다.

이러한 지역간 갈등 해소 사례를 우리 지역에서도 이뤄내야 한다. 대구와 경북은 하나의 뿌리이다. 대구시민 대부분은 경북이 고향이고, 경북에 부모, 형제자매를 두고 있다. 경북과 대구는 남이 아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취수원 이전문제를 놓고 갈등을 일으키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낙동강 수질오염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고통을 겪는 대구시민을 가족이라는 사실을 바탕에 깔고 문제를 풀어나갔으면 한다. 이제는 서로가 대립이 아닌 물 협력의 시대를 열어 2015년 세계물포럼에서 지역갈등 해소의 성공사례로 만들어가야 한다.

수돗물 하얀빛은 산소
녹물 신경 쓰인다면
첫 3분간은 설거지용으로

수돗물을 틀면 하얀빛이 돌 때가 있다. 이를 독한 소독약을 많이 타서 그렇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이는 소독약이 아니라 산소일 뿐이다. 산에서 나오는 약수도 온도 변화에 따라 흰빛이 돈다. 이런 현상은 주로 겨울철에 일어나는데, 찬물이 따뜻한 곳으로 나오면서 물속에 녹아 있던 산소가 밖으로 나오면서 생기는 현상이다. 찬물에는 산소가 보통 때보다 많기 때문이다. 따뜻한 곳으로 나오면서 산소를 뺏기는 현상이다. 물을 받으면 금방 하얀빛이 사라지는 것으로 소독약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공기방울이 올라와 공기 중으로 사라지면서 원래의 색깔을 회복하는 것이다. 수돗물에는 염소라는 소독제가 들어 있어 균을 죽인다. 만약 균을 죽이는 염소가 아예 없다면 대장균 등으로 물이 더러워질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수돗물이 안전하다. 흔히 염소가 든 수돗물을 어항에 넣으면 금붕어가 죽기 때문에, 사람의 몸에 해롭다고 생각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물고기는 아가미로 호흡하기 때문에 사람보다 취약한 것뿐이다.

상수도본부는 수돗물을 끓이지 않고 그냥 마셔도 안전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수돗물은 철저히 관리가 되기 때문에 박테리아나 바이러스 등 균이 제거된 안전한 물이다. 인체에 필요한 미네랄과 유효 성분이 고스란히 살아 있다. 그러나 수도관이 낡았거나 물탱크 관리를 철저히 하지 않으면 녹물이 나올 수 있다. 전문가들은 처음 3분 동안 나오는 물은 설거지를 하거나 세탁용으로 사용하고, 그 후에 나온 물을 마시라고 권한다.

요즘은 가정집마다 정수기를 들여 놓고 있으며 생수업체들은 안전한 물을 넘어서 건강을 위해서, 치료를 위해서 마시라고 광고를 하고 있다. 그러나 유해물질이 없는 깨끗한 물이 몸에 가장 좋다는 것이 현대의학의 정설이다. 물이 몸속에서 생명을 유지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맞지만, `더 좋은물`이 건강에 더 많은 역할을 한다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이곤영기자 lgy1964@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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