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락 위덕대 겸임교수市측 “학계 검증 필요해”

▲ 헌강왕릉 전경.

경주 남산에 있는 사적 제147호 헌강왕릉과 사적 제186호 정강왕릉의 주변에 있던 각종 석재들 중 상당수가 왕릉의 호석이며, 이 가운데 일부는 갑석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금까지 고고학계에서는 이들 2기의 왕릉은 갑석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왔지만, 이번에 갑석의 존재와 두 왕릉의 호석 원형이 밝혀짐에 따라 신라왕릉 고고학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진락 위덕대 겸임교수는 최근 동국대학교 신라문화연구소 학술지`신라문화`에 투고한 논문을 통해 이 같이 주장하고, 경주시청등 관련기관에 유물발견사실을 신고했다.

이 교수는 연구논문을 통해 경주지역에 산재한 통일신라왕릉 중에는 봉분 외부에 화감암으로 호석을 두른 왕릉이 14기가 전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헌강왕릉 주변 땅속에 묻혀 있거나 일부 노출돼 있던 석재 가운데 13점, 정강왕릉에서 10점이 호석인 것을 밝혀냈다고 말했다.

또한 23점의 호석 추정 석재들에 대한 정밀 측정 검증을 통해 헌강왕릉 호석 둘레길이 47.6m 의 11% 길이에 해당하는 두께 13cm 의 갑석을 발견했으며,정강왕릉 호석 둘레 49.9m의 8.3% 길이에 해당하는 두께 16cm 의 갑석 석재를 확인했다는 것이다.
 

▲ 헌강왕릉에서 발견된 `갑석`으로 추정되는 석재

이들 왕릉 주변 석재들이 다른 신라왕릉 처럼 호석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신라왕릉 호석구조의 전형적인 양식이 밝혀진 것이다.

박홍국 위덕대 박물관장은 “왕릉주변에 있던 석재들의 쓰임새를 알아낸 것은 신라왕릉 연구에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대해 경주시 문화재과 관계자는 “석재들의 존재사실은 이미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새로운 유물발견으로는 보기 어렵다”면서 “다만 이 석재들이 호석이며, 일부가 갑석이라는 이 교수의 주장은 논문 발간이후 학계에서 검증되는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호석은 왕릉의 봉분을 보호하고 왕릉의 위엄을 높이기 위해 화강암으로 다양한 조각을 했던 것으로 맨 아랫단에 지대석(기단석), 중간에 요석(腰石), 상부에는 갑석을 얹는 구조를 이루고 있다.

이 가운데 덮개에 해당하는 갑석은 건축물의 처마나 탑의 옥개석과 같이, 비가 올 때 빗물이나, 눈이 녹아 흐르는 물이 호석 바깥쪽으로 잘 흘러내려 붕분이 붕괴되지 않도록 하며, 장식적인 기능도 하는 필수적인 요소다.

경주/김종득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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