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가 알려주는 건강 Tip
뇌졸중, 원인 알면 예방이 쉽다

▲ 김창환 과장 포항성모병원 신경외과 전문의

60대 남성이 갑작스런 의식저하 및 좌측편마비 증세로 응급실에 왔었다. 이 환자는 담배를 하루에 한갑씩 30여년 이상 피웠으며, 약 5년 전 부터 고혈압, 당뇨병으로 약물치료 중 지난달 일시적으로 말이 어둔한 증세가 있어 CT촬영을 하였으나 뇌출혈의 소견이 없었다. 뇌졸중에 대한 확인 등을 위해 MRI 등 정밀한 검사를 하고자 했다. 하지만, 이 남성은 증상이 회복되었다고 더 이상의 검사 및 치료를 거부하고 퇴원했었다. 불과 퇴원 2달 후 응급실에 다시 내원하였으며, 검사상 우측 피각부 뇌출혈로 진단되어 응급수술 후 생명을 구할 수 있었지만 좌측마비의 후유증이 남게 되었다.

뇌졸중(Stroke, 中風)은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혈관성 원인에 의해 24시간 이상 지속되거나 사망을 초래하는 갑자기 발생하는 국소 또는 전반적인 뇌기능의 장애를 보이는 임상징후”라고 정의를 한다.

뇌졸중의 종류로는 뇌혈관이 막히는 허혈성뇌졸중(뇌경색)과 뇌혈관이 터지는 출혈성뇌졸중(뇌출혈)으로 간단히 정리할 수 있다.

이러한 뇌졸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뇌졸중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인자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나이, 성별, 뇌졸중의 가족력 및 기왕력 등은 우리가 조절할 수 없는 위험인자이나, 의학적으로 근거가 정립되어 있는 위험인자에 대해서 숙지하고 조절을 한다면 뇌졸중을 예방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조절 가능한 위험인자로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질혈증, 흡연, 심장질환, 비만, 비파열두개내동맥자루(뇌동맥류), 신체활동, 폐경 후 여성호르몬치료 등이 있겠다.

이 중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로는 고혈압이다.

이는 모든 뇌졸중 아형에 공통적인 위험인자이며, 다른 위험인자와 독립적으로 혈압의 수치에 따라 연속적이며 일정하게 뇌졸중의 위험도를 올린다. 고혈압을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뇌졸중의 발생을 30~40% 낮추고, 수축기 또는 이완기 혈압을 각각 10, 5mmHg 낮추는 것만으로도 뇌졸중으로 인한 사망을 40% 감소시킬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그래서 고혈압 전단계(수축기 혈압 120~139mmHg, 이완기혈압 80~89mmHg)인 환자 중 심장질환, 당뇨병, 만성신부전 또는 뇌졸중의 병력이 있는 경우에는 약물치료를 시작하도록 권장하기도 한다.

당뇨병은 뇌경색의 발생을 약 2배 이상 올린다는 연구가 있다.

또한 당뇨병전기인 포도당내성장애의 경우에도 24시간 이내에 뇌기능 장애가 회복되는 일과성뇌허혈증이나 뇌졸중이 있었던 환자에서 뇌졸중 발생을 2배 가량 올린다고 한다. 당뇨병 환자에서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의 위험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혈당의 조절 뿐만 아니라 동반된 혈압의 조절이 더 큰 효과를 나타낸다는 연구도 있으며, LDL콜레스테롤을 100mg/dL 미만으로 조절하는 것과 아스피린과 같은 항혈소판제를 사용하는 것이 뇌졸중의 위험도를 감소시킨다고 한다.

고지혈증도 또한 뇌졸중의 위험인자 중의 하나인데, 국내의 한 연구에서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 270mg/dL이상인 경우 130mg/dL 미만에 비해 뇌졸중이 1.67배 증가한다는 연구도 있다.


흡연의 경우만으로도 허혈성뇌졸중의 위험도가 1.5~2배, 출혈성뇌졸중의 위험도가 2~4배 가량 증가하지만, 고혈압, 당뇨병 등과 같이 있을 때 그 위험성을 배가된다고 한다.

담배를 끊으면 뇌졸중의 위험도는 2년 후부터 감소하여, 끊은 지 5년이 지나면 전혀 담배를 피운 적이 없는 사람과 위험도가 비슷해진다는 연구가 있다. 직접적인 흡연 뿐 아니라 간접흡연도 심혈관 질환을 및 뇌졸중의 발생을 증가시킨다. 그러므로 흡연을 시작하지 않도록 교육하는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간접흡연의 노출을 최소화하는 노력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흡연자는 빠른 시일내로 금연을 하는 것이 좋겠다.

그 이외에 심장질환과 뇌동맥류 및 무증상의 목 동맥협착 등도 뇌졸중을 유발하는 중요한 요인들 중의 하나이므로, 이에 대한 정기적인 검사도 중요한 것이다.

국내 및 해외의 많은 연구에서 신체질량지수(BMI)가 증가함에 따라 뇌졸중의 발생이 상승한다고 하며, 과체중보다 지방의 분포가 뇌졸중 위험과 상관성이 좀 더 뚜렷한데 복부지방이 많은 경우에 위험도는 확연히 증가한다고 한다. 신체활동은 그 종류 및 적정량을 정하는 것이 쉽지는 않으나 미국질병관리본부는 하루 30분 이상 매일 걷기 정도의 운동을 하도록 권장하기도 한다. 또한 고용량의 경구피임약은 뇌졸중의 위험도를 5배 가량 높인다는 연구가 있지만, 현재 널리 사용되는 저용량의 피임제는 뇌졸중 발생에 영향이 미미하다. 하지만, 35세 이상의 흡연여성과 고혈압, 당뇨병, 편두통 및 혈전증의 병력이 있는 경우에는 뇌졸중의 위험도를 올릴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겠다.

이러한 뇌졸중의 예방을 위해 아스피린과 포함하는 항혈소판제를 복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뇌졸중이나 일과성 뇌허혈증이 있었던 환자에서는 뇌졸중의 2차예방의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으나 심혈관질환의 병력이 없고 위험도가 높지 않는 일반적인 인구집단에서는 이러한 약제의 뇌졸중 일차예방 효과가 아직 확실치는 않다.

뇌졸중 발생이 의심될 때는 최대한 빨리 가까운 병원으로 와서 적절한 검사를 시행해야겠고, 평상시에는 위에 언급된 위험인자에 대해 숙지하여 전문가의 상의해서 적절히 관리하는 것이 뇌졸중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