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 사과원 김재광씨
막연한 전원생활에 대한 동경 `귀농 성공`에 가장 큰 걸림돌
영주 대성농장 고원국씨
투자 규모 맞는 경영계획 수립 경쟁력 있는 마케팅 전략 필요

영주시의 귀농인을 위한 정책 마련과 후원으로 영주에 정착하는 귀농인이 매년 증가 추세를 보여 지난해 9월까지 귀농 농가 수가 908가구에 달한다. 그러나 알려진 귀농인의 성공 사례 못지않게 실패 사례 또한 적지 않다. 영주시에 귀농해 성공한 김재광(58) 씨와 고원국(41)씨는 귀농은 머리로 그려내는 꿈과 희망이 아니라 철저한 사전 준비와 계획, 농업에 대한 이해, 현지답사, 관련 기관을 통한 교육, 경쟁력을 위한 마케팅 전략 만들기가 무엇보다 우선 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경기도 일산서 통학하며 철저한 사전준비
인터넷·직판 등 판매처 다변화 노력
유통 과정 소비자 피해도 크게 줄여

영주 사과원 김재광씨는 경기도 일산에서 영주시로 귀농해 성공을 거둔 귀농인이다. 7년 전 귀농을 위해 영주시를 방문할 당시만 해도 사과재배에 대한 기본 지식조차 없었다.

김씨는 대도시 생활을 청산하고 귀농하는 대부분 사람이 아름다운 전원생활을 꿈꾸며 막연하게 귀농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먼저 어디서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하고 생계유지 가능성, 경쟁력, 농업에 대한 기초 상식 등을 바탕으로 영농 행위를 통한 소득이 발생할 수 있는지 여부를 잘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씨는 귀농에 실패하는 주요 요인으로 농촌 현실에 대한 이해 부족, 막연한 전원생활에 대한 동경에 따른 무모한 투자 심리 등을 꼽았다.

김씨가 영주시로 귀농 결심한 동기는 노무현 대통령 취임식때 선물로 제공된 영주 사과에서 비롯됐다. 귀농을 위해 김씨는 일산에서 영주까지 1년간 통학을 하며 영주시 농업기술센터가 운영한 애플 스쿨 강좌 등을 듣는 등 사전 준비를 철저히 했다.

▲ 귀농인 김재광씨가 자신이 지난해 생산해 저온저장시킨 사과를 선보이고 있다.

귀농 후 사과원 조성을 마음 먹은 김씨는 사과원내에 임시 거주형 막사를 거처로 삼아 소득 기반이 되는 사과원 조성에 모든 노력을 쏟아 부었다.

김재광씨는 현재 영주시 이산면 원리에 있는 3천 평 규모의 사과원에 묘목 1천200주를 식재해 지난해에는 한그루당 사과 22.5kg을 생산하고 올해에는 50kg 생산을 목표로 세웠다.

또,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비자 피해를 줄이고 농가 소득을 증가시킬 수 있는 인터넷 판매 및 직판형 판매 등 판매처를 다변화 해나가고 있다.

대도시 소비자 겨냥 일산시에 저장시설 마련
친환경 인증·상표등록 등 소비자 인지도 높여
전량 농협 납품, 대금 현금결제 이끌어내

고원국씨는 2대 양계 인으로 귀농해 대성농장을 운영 중인 성공한 귀농인이다. 철저한 농장 관리와 차별화된 판매 전략, 현행 유통과정의 문제점을 개선한 운영으로 연간 29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모범적 귀농 사례로 소개되고 있다.

고원국씨는 자신의 농장에서 생산되는 계란의 차별화를 위해 친환경 인증, HACCP인증, 상표등록, 특허 출원 등을 통해 소비자의 인지도를 높이고 대도시 소비자를 향한 마케팅 전략으로 경기도 일산시에 저온저장 시설 및 배송 업무를 담당하는 GP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대성농장의 양계 7만 6천 수 중 6천 수에서 생산되는 유정란은 농협중앙회에 전량 수매되고 계란 관련 농협중앙회 전국의 납품 업체 14개 가운데 한 곳으로 성장했다.

고 대표는 귀농 성공 비결에 대해 “최대 투자 비율을 차지하는 사료 구매 부분에 투자대비 생산율에 대한 철저한 검토로 투자비 절감, 판매 전략에 대도시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 향상을 위해 각종 인증 획득, 친환경을 통한 우수한 제품 생산에 대한 노력이 성공의 밑거름이 됐다”고 말했다. 특히 고 대표는 납품 대금에 대해 유가 증권이 아닌 현금 대금 결제 방식을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

▲ 대성농장 고원국<사진 위> 대표와 대성농장에서 생산된 30개 입 유정란 대란 포장지.

납품대금의 현금 결제 방식은 현행 거래 구조상 보기 어려운 사례로 대성농장 생산시설의 현대화, 농장 관리 시스템의 청결도, 친환경 시스템 도입을 바탕으로 우수한 제품을 생산해온 덕분이다.

고 대표는 귀농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모두가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니라 점을 분명히 했다. 특히 방만한 계획과 과다 투자, 외형 중심의 투자, 정책 이해의 부족, 잘못된 현행 유통 과정의 답습은 귀농 성공의 가장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귀농인에 대한 지자체의 지원책과 정책, 교육, 행정 지원이 다양해 투자 규모에 맞는 현실성 있는 경영 방안을 마련한다면 귀농이 그렇게 어려운 것이 아니라는 그는 현실성 있는 계획 수립을 마련, 귀농을 해 줄 것을 당부했다.

영주시 귀농인 시책
전국최초 체류형 농업창업지원센터 건립
희망자에 조기 정착교육 등 다양한 지원

영주시는 은퇴시기 도래 및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도시민 증가에 따라 귀농 귀촌 인에 대한 농업교육, 현장체험 및 실습 시스템을 구축한 체류형 농업창업지원센터를 80억 원의 예산을 들여 전국 최초로 올해 건립한다.

체류형 농업창업지원센터는 영주시뿐만 아니라 인근 안동, 봉화, 예천 등 지역에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지원자를 대상으로 1년간 센터 입주를 통해 귀농 조기 정착과 농업에 대한 정보 전달 등 다양한 교육을 실시한다.

영주시는 귀농·귀촌인을 위해 올해 귀농 귀촌 페스티벌, 박람회 참가, 예비 귀농인 영주 알리기 초청 투어, 귀농 일기장제작 지원, 귀농 아카데미, 귀농정착 지원사업, 귀농자 주택수리비 지원, 귀농인 자녀 학자금 지원, 귀농인 생산농산물 직판사업 지원, 귀농인 한마음대회, 귀농인 교육운영, 귀농인 실습지원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영주/김세동기자 kimsdyj@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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