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감사서 11개 보 심각한 안전성 결함 발견
경북도는 준설토 운반비 270억 과다 지급하기도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 결과 설계부터 관리까지 총체적 부실이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관련기사 3·4면> 감사원이 지난 17일 발표한 감사결과에 따르면 4대강 사업은 설계 잘못으로 보의 안전성에 결함이 발견됐고, 수질악화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며, 유지관리에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보에 대한 설계 부적정=4대강의 보는 높이 4∼12m의 대규모 보로 수문개방시 발생하는 빠른 유속을 줄일 수 있도록 감세공이 있어야 하는데, 국토해양부는 4m 미만의 소규모 보에 적용하는 하천설계 기준을 적용했다.

그 결과 이포보를 제외한 15개 보에서 바닥보호공이 유실됐고, 창녕함안보에서는 최대 20m 깊이의 세굴 현상이 발생했으며, 11개 보의 경우 안전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수문 설계시 상류는 수문상단 수위, 하류는 수문하단 수위를 기준으로 수압을 검토해야 하는데 칠곡보, 구미보, 낙단보의 경우 하류 수위를 적용해 안전성이 위협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구미보 등 12개 보의 경우에는 수문 운용에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고, 창녕함안보·달성보·강정고령보 등 3개 보에서 허용범위를 넘는 유해균열이 발생하는 등 6개 보 1천246개소에서 3천783m의 균열이 발생했다.

◆수질악화 우려=물이 체류하는 시간이 늘어난 만큼 부영양화를 막기 위해 화학적산소요구량(COD), 조류(藻類)농도 등의 수질관리 기준을 적용해야 하는데 하천기준인 생화학적산소요구량(BOD)을 적용해 수질 악화 우려가 높아진 사실도 드러났다. 먹는 물을 관리하기 위해 상수원으로 사용하는 경우 조류경보제를 시행해야 하는데 이를 적용하지도 않았다.

◆유지관리 문제=준설효과나 경제효과 등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채 준설계획을 세워 일괄적으로 준설을 했다. 그 결과 4대강 본류 가운데 물 부족량은 영산강의 1.6억㎥에 불과한데도 낙동강에 6.7억㎥를 확보하는 등 8억㎥를 확보했다.

국토부는 서울시 한강구간 준설량과 단가를 기준으로 269억여원의 유지준설비용을 확보했으나, 실제로는 최소 2천890억여원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됐다.

또 경북도는 낙동강 21공구 등 7건의 공사 과정에서 시공업체 등에 총 270억원의 준설토 운반비를 과다 지급했다.

한편 감사원은 2011년 1월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해 감사를 벌인 결과 예비 타당성 조사와 환경영향평가, 문화재 조사 등에 대해서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결과를 내놨던 것과 관련, “2001년에는 사업이 시작되기 전 예비타당성 조사나 환경영향평가 등을 감사한 것이고, 이번에는 실제 4대강 사업 결과를 감사한 것”이라며 “두가지 감사 결과를 비교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