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폐업으로 빈점포 속출… 3년새 인구 11%나 감소
옛 동광병원~금성센터까지
10여곳 `임대` 문구만 나부껴

▲ 포항시 북구 남빈동 대구은행 포항지점 인근의 상가를 비롯한 구도심 지역에 빈점포가 늘어가고 있다. 9일 오후 새로운 주인을 찾지못한 상가 10여곳에 임대 문구가 붙어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포항 구도심 공동화, 묘안 없나

글 싣는 순서
<上> 도시활력 발목 잡는 구도심 황폐화
<下> 동빈내항 복원 등 희망은 있다

도시의 중심부에 하나둘씩 꺼지기 시작한 불빛은 언제 다시 켜질 것인가? 국내 대다수 지자체와 마찬가지로 경북 제1의 도시 포항도 구도심 황폐화에 시름이 깊어만 가고 있다. 이에 본지는 2차례에 걸쳐 관련 실태를 짚어보고 활성화를 위한 대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 심각한 점포 폐업 실태

9일 오후 포항시 북구의 옛 동광병원 터에 세워진 스타타워빌딩 앞의 대구은행 포항지점 일대는 며칠 간 이어진 한파로 을씨년스러움이 더 역력했다. 육거리 못미쳐 옛 `금성센터`까지 포함해 이 구간의 점포 10여곳은 비워진 채 `임대` 문구만 나부끼고 있었다.

지난해 상인들의 민원으로 간선도로 중간 지점에 횡단보도가 신설됐지만 신호가 바뀌어도 길을 건너는 행인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중앙상가에서 시작된 상점들의 폐업의 범위가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중앙상가에서 그나마 활기가 유지되던 스타타워 뒤편 `보세상가`도 최근 들어 빈점포가 늘어나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유독 호황을 누리던 이동통신 판매업체들의 이탈도 감지되고 있는 것. 상인들에 따르면 최근 며칠 사이에 북포항우체국 네거리 인근 대리점 가운데 2~3곳이 폐업 했으며, 몇곳도 준비 중이다. 이는 최근 정부가 통신사들의 불법영업에 과징금 부과 및 영업정지 조치를 내린데 따른 결과이다. 한 상인에 따르면 이통사들은 그동안 점주들을 대신해 임대보증금을 편법 지급해 19평 면적의 점포를 보증금 3억2천만원, 월세 640만원에 임대해왔지만 이제 사정이 달라졌다. 이로 인해 최근 들어 이전 보다 절반 금액에도 선뜻 나서는 상인이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 단독주택 주거지도 슬럼화 가속

북구 학산동, 신흥동, 덕수동, 중앙동 일대의 단독주택 주거지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특히 서산터널 일대와 폐철로 주변은 노후주택들로 도시 미관마저 크게 해치고 있다. 주민도 대부분 노인층과 영세 가구가 차지하고 있으며 인구도 감소세를 걷고 있다.

9일 북구 중앙동주민센터에 따르면 이 지역의 인구는 지난 2009년 2만1천132명에서 지난해말 1만8천796명으로 11% 가량인 2천336명이 줄어 인구 유입이 진행 중인 포항 전체 현황과 어긋났다.

포항시는 뒤늦게 이 일대에 대한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도시관리계획 재정비를 통해 2종에서 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상향 조정했지만 이렇다할 개선 효과가 없다.

손형석 포항중앙상가상인회 전 회장은 “대규모 아파트단지 조성사업은 소규모 단독주택과 지주들의 협력이 관건인데도 대부분 영세하고 노년층이어서 재개발을 위한 의견 조정이 어려운 실정”이라며 “최근 유포되고 있는 시청사 이전설의 속사정에는 도심 황폐화에 대한 뿌리깊은 위기감이 자리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도심 재생 분야 전문가인 안병국 포항대(세무부동산계열) 겸임교수는 “한 도시의 역사를 대표하는 도심의 황폐화는 도시 전체의 이미지 및 활력과도 직결된 중대한 해결 과제”라며 “포항시가 이제 도심 재생에 더 많은 행정력을 쏟아야 하며 동빈내항 복원의 중요성도 그만큼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재현기자 imjh@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