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피의자 자녀 여고생, 경찰청장에 감사편지 보내

▲ 포항의 한 여고생이 김기용 경찰청장에게 쓴 자신에게 행복한 삶을 선물해 준 당시 청하파출소장 김관해 경위에게 작은 선물을 안겨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는 편지.
“경찰청장님, 안녕하세요. 저는 경북 포항에 살고 있는 고교 2학년 여학생입니다. 제가 이렇게 청장님께 편지를 하게 된 까닭은 교도소를 밥 먹듯 드나들면서 가족이라고는 저 밖에 없는 딸을 돌보지도 않고 매일 술타령으로 이웃사람들과 싸움만 하고 전과자라는 이유 때문에 직장 아니 막노동의 일용직 자리도 구하지 못해 방황하던 우리 아빠를 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곁에서 보살펴 주신 덕분에 착실한 아빠로 만들어 주신 청하파출소 김관해 파출소장님의 고마움을 말씀드리기 위해서입니다…(중략)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저 대신 청장님께서 고마운 파출소장 아저씨께 작은 선물을 안겨 주세요”

최근 김기용 경찰청장 앞으로 여고생의 손 글씨가 담긴 편지가 배달됐다.

이 여학생은 최근 자신의 아버지가 폭력으로 구속된 후 경찰서장과 파출소장이 비가 새는 집을 수리해 주고, 출소한 아버지를 취직시켜 줘 새로운 생활을 할 수 있게 됐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그동안 여학생은 다수의 전과 경력이 있어 막노동 일자리도 구하지 못하던 아버지가 지난해 12월 폭력으로 구속되면서 혼자 남겨져 보일러가 작동되지 않는 비가 새는 집에서 먹을 것도 없이 지내야 했다.

이같은 사실을 전해 들은 포항북부경찰서 청하파출소장 김관해 경위(현 포항북부서 경무계장)가 자율방범대 및 마을주민과 협력해 보일러를 교체하고 집을 수리해주는 한편 경찰서 직원 모두가 동참하는 모금운동으로 생필품을 지원하기도 했다.

이후 김관해 경위가 교도소에서 출소한 아버지가 포항지역의 한 건설업체 노동자로 일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서 상습주취 폭력은 사라지고 부녀는 비로소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게 됐다.

이에 대해 오동석 포항북부경찰서장은 “이번 일을 통해 연말연시를 맞아 어려운 환경에서 생활하는 아이들과 주민들을 한 번 더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도 이같은 어려움 속에 살아가는 청소년들이 건전한 사회인으로 자라날 때까지 전 직원들과 함께 지속적으로 돕겠다”고 말했다.

/윤경보기자 kbyo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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