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이후 첫 오찬… 롬니 지지 CEO와도 만나
“세계경제에 악재… 성탄절 전 합의해야” 공화 압박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밋 롬니 전 공화당 대통령 후보. /AP=연합뉴스·자료사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9일(이하 현지시간) 밋 롬니 전 공화당 대통령 후보를 백악관으로 초청해 오찬을 할 예정이라고 백악관이 28일 밝혔다.

오바마가 롬니와 회동하는 것은 지난 6일 대통령 선거 이후 처음이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오찬은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 옆의 사적인 공간에서 비공개로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니는 “오바마 대통령이 이전 경쟁자와 `유익한 토론`을 고대하고 있다. 공식적인 안건은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오바마는 재선에 성공한 직후 수락 연설을 하면서 이른 시일 내에 롬니와 만나 `재정절벽(fiscal cliff)` 등의 현안을 타개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듣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오바마는 지난 14일 당선 이후 한 첫 기자회견에서도 “롬니 주지사의 업적과 그의 아이디어 가운데 도움이 될만한 게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 올림픽도 훌륭하게 치러냈다”며 “중산층 가족을 도울 수 있는 일자리 창출 및 경제 성장 방안을 듣고 싶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측근은 지난주 추수감사절 직전에 롬니 측과 접촉해 회동 문제를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오바마는 롬니와 점심을 함께하면서 그를 위로하고 재정 절벽 협상에서 초당적으로 지원해 달라고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둘은 선거 운동 기간에 이 사안에 대해 첨예하게 대립했다.

롬니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시절부터 시행해온 이른바 `부시 감세` 등 모든 근로 소득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연장하고 탈세(loopholes) 방지 등 세제 개혁을 통해 세수를 늘리겠다고 공약했다.

반면 오바마는 연소득 25만달러 이상 고소득층을 상대로 한 세금 감면을 종료하는 것은 물론 이들의 세율을 올리는 `부자 증세`를 통해 연방 정부의 재정 적자를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백악관, 의회 민주당과 공화당이 재정 절벽 타개를 위한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당장 내년 1월부터 정부 예산 지출이 대규모로 자동 삭감되고 대부분 국민의 세금이 치솟는다.

그 규모가 6천70억달러에 달해 전문가들은 회복 기미를 보이는 미국 경제가 다시 리세션(경기후퇴) 국면으로 빠져들고 세계 경제에도 엄청난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오바마는 롬니로부터 어떻게 세수를 확충할 것인지, 각종 세금 공제 혜택 등을 어떻게 손질할 것인지 의견을 청취할 것으로 점쳐진다.

한편 오바마는 롬니를 지지했던 기업 CEO들과도 연쇄 회동하는 등 재정 절벽 협상에서 주도권을 쥐고 공화당을 압박하려는 행보를 지속했다.

오바마는 28일 백악관으로 대기업 수장 14명을 초청해 기업과 부유층을 상대로 한 세율 인상에 대한 재계의 이해와 협조를 당부했다.

오바마는 이날 중산층 납세자 대표들과도 만나고 나서 “양당이 몇 주 안에 큰 틀에 합의하기를 바란다. 될 수 있으면 크리스마스 전까지 성사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재정 절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디든 가고 무엇이든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민들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 국민이 소리 높여 `야, 이것 봐라`라고 얘기할 때 의회는 그걸 들어야 한다”며 “우리가 일을 그르치면 경제는 파탄이 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