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 이동거리 길고 업무문화 차이 등 적응 어려워

최근 경찰이 부패척결과 치안강화를 위해 실시한 장기근무자 순환교류인사를 두고 경찰 내부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경북지방경찰청은 지난 7월19일 경북지역 24개 일선 경찰서 17년 이상 장기근무자와 경위 승진자 677명을 비롯, 720명에 대한 순환교류인사를 실시했다.

하지만 전국에서 가장 면적이 넓은 경북지역은 서울, 부산, 대구 등 광역시와는 달리 출·퇴근 시 이동거리가 길고, 서로 업무문화가 확연히 달라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북도는 1만9천27.68㎢로 우리나라 16개 광역자치단체 중 가장 넓은 면적을 자랑한다.

이처럼 광범위한 면적을 자랑하는 지역 사정상 이번 인사를 통해 타 시·군으로 발령된 경찰관들은 출·퇴근을 위해 짧게는 40㎞, 길게는 100㎞가 넘는 거리를 매일 왕복하고 있다.

때문에 이들은 거주지역 내에서 출·퇴근 하는 타 경찰관들에 비해 한 달에 2배 이상의 교통비를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파출소에서 근무 중인 포항지역의 한 경찰관은 “기름값만 한 달에 45만원 정도 쓰고 있는데 밥값도 들어 아이들 대학 등록금까지 내려면 생활이 안 될 지경이다”며 “밤근무를 서면서 밤을 꼴딱 새고 아침에 경주까지 넘어가다보면 졸려서 사고가 날 뻔 한 적도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거처를 옮기자니 자녀교육과 새집 마련 문제 등이 걸려 쉽게 결정할 수가 없다. 더구나 2년 이상 근무자 중 희망자에 대해 자격심사를 거쳐 원래 근무지로 복귀가 가능토록 하겠다고 경찰청이 밝힘에 따라 이들 대부분이 거주지를 옮기지 않고 있다. 또한 이들 중 일부는 “어차피 2년 뒤에 돌아갈텐데”라는 생각으로 근무에 열의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10년이 넘는 세월을 다른 지역에서 다른 방식으로 근무를 해온 사람들이 기존 근무자들과 함께 조화를 이룬다는 것은 쉽지 않다”며 “인사교류가 시행된지 4개월여가 흘렀지만 아직도 곳곳에서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찰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은 당초 계획했던 대로 순환인사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윤경보·박동혁기자

    윤경보·박동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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