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장기집권 `노동CEO` 황인석 조선내화 노조위원장
1988년 사무국장 거쳐 24년동안 한우물
기업 감시·비판, 노동 3권 철저히 지켜와

“보수는 부패에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

보수와 진보의 장점만 접목시켜 중도성향을 지향하는 황인석(52·사진) 조선내화 노조위원장. 그는 항상 이 문구를 가슴에 새기고 있다. 혹여 나태해지거나 어려움에 처했을 때 이 문구를 떠올리며 자신을 추스린다는 것.

일부에서는 중도성향을 `회색분자` 또는 `무색무취`라고도 빗대어 말하지만 중도를 지키기란 그리 쉽지 않다는게 그의 생각이다. 도올 김용옥 교수의 중도를 지킨다는 게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것인가를 이제야 조금씩 알 것 같다고 했다.

7대부터 현 12대까지 15년동안 장기집권(?)을 하고 있는 그는 부드러우면서도 까칠한 남자다. 자칭`노동CEO`라는 그는 이 회사 노조가 설립된 지난 1988년 사무국장을 거쳐 현재까지 24년 동안 한우물만 파고 있다.

그동안 6번의 노조위원장 선거에서 상대후보와 7대3 또는 6대4의 비율로 당선됐다. 그가 장기집권 할 수 있었던 비결도 기업의 감시역할과 비판, 노동자를 위한 노동 3권을 철저하게 지켰기 때문. 기득권을 위해 파업을 벌이면서 기업성장에 발목을 잡거나 자신의 이익만을 노리는 행위는 아예 배척했다. 2001년 2기 출범 후 그는 노사간 소모전을 피하기 위해 무교섭 카드를 내놓고 사측이 이를 마케팅으로 활용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지금의 노동문화를 `노조경영`시대라고 규정한 그는 성장과 복지가 함께 공존하는 시스템과 노조의 사회공헌활동이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2000년부터 각종 행사때마다 화환이나 화분 대신 쌀로 받아 매년 요양원이나 사회복지시설에 전달했고, 지난 2002년 대구지하철 참사 때는 조합원들이 모은 성금을 대구 중구소방서에 전달하면서 사회활동에 눈을 뜨게 됐다는 것. 또 2009년 금융위기 때 자사 노조원들의 임금은 동결하면서 협력사 직원들의 임금을 대신 올려줄 것을 사측에 주문하는 등 동반성장의 모델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가 받는 급여는 사업주가 주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명득기자 md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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