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배현수 교수팀

▲ 경희대 배현수 교수(오른쪽 서 있는 이)가 실험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심각한 퇴행성 뇌질환인 파킨슨병에 봉독(벌침)이 효과가 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동물 실험 연구 논문이 나왔다.

경희대 한의대 배현수 교수 연구팀은 이런 내용을 담은 논문을 면역학 분야 학술지인 `뇌행동면역학` 11월호에 게재했다고 31일 밝혔다.

뇌와 척수에는 면역기능을 담당하는 소신경교세포가 있는데 활성화되면 신경세포를 사멸시키는 여러 물질을 만든다.

파킨슨병은 뇌 흑질에 있는 도파민성 신경세포가 선택적으로 사멸하고 그에 따른 도파민 부족으로 운동기능 장애를 일으키는 퇴행성 뇌질환이다. 60세 이상 노인의 약 1%가 이 질환을 앓는 것으로 추정된다.

파킨슨병의 발병 기전은 면역 체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고 면역세포 중 조절T세포가 파킨슨병의 발생과 악화를 감소시킨다는 것이 최근 연구 결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이 점에 주목해 전통 한약재 200여종 중 조절T세포 증강 효과가 탁월한 물질을 찾았고 이 중 전통의학에서 류마티스성 관절염 등 면역과 관련 있는 질환들에 널리 사용돼 온 봉독을 골랐다.

연구진은 파킨슨병 관련 동물 실험에 흔히 사용되는 `MPTP 마우스 모델`을 이용해 봉독의 치료 효능을 시험했다. 인위적으로 파킨슨병을 일으킨 마우스에 봉독을 투여해 그 결과를 관찰한 것이다.

연구 결과 도파민을 생성하는 신경세포의 사멸이 억제됐고, 또한 도파민성 신경세포를 없애는 소신경교세포의 활성도 줄어들었다. 즉 봉독을 투여하니 뇌 흑질에 있는 도파민성 신경세포가 보호됐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조절T세포를 제거한 동물에 봉독을 투여하면 봉독의 치료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