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봄 시즌에 접어든 남반구 호주가 올해 수년만에 엘니뇨 없는 여름을 맞을 전망이다.

25일 호주 국영 ABC 방송에 따르면 호주 기상청은 덥고 건조한 여름이 될 것이라는 애초 예상과 달리 올해 여름은 엘니뇨 현상이 사라져 덜 덥고 비도 충분히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크리스마스를 즈음해 적도 부근 동태평양 해상의 수온이 평년보다 높아지는 엘니뇨 현상은 호주의 여름 시즌에 이상고온과 가뭄을 몰고 와 많은 농작물 피해를 주곤 했다.

미국, 브라질 등과 더불어 세계 주요 농산물 수출국 중 하나인 호주에 가뭄이 발생하면 국제 곡물값이 폭등해 주요국의 물가가 치솟는 연쇄작용을 일으킨다.

호주 기상청 관계자는 “지난 8월까지만 해도 올 여름 역시 엘니뇨의 영향으로 덥고 건조한 날씨가 지속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9월에 접어들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며 “올 여름은 엘니뇨 현상이 없는 평범한 여름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크리스마스를 즈음해 엘니뇨 현상이 나타나려면 적도 부근 동태평양 해상의 수온이 9,10월에 일정 수준까지 도달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호주 기상청은 그러나 9월 들어 동태평양 해상의 수온이 예상보다 낮았던 이유가 무엇인지는 밝혀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일부 기상학자들은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극지방의 빙하가 녹아내려 해수와 섞이면서 동태평양 해수면의 온도도 낮아진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