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은 지난 9월 13일 총매입액 및 종료시점을 정하지 않고 매월 400억달러 규모의 모기지 증권을 매입하는 무제한적 양적완화(일명 QE)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연준은 2008년말 페더럴펀드 목표금리를 제로수준으로 낮춘 이후 2008~09년중 1조7천500억달러, 2010~11년중 6천억달러 규모의 양적완화 조치를 실행하는 등 경기부양에 주력했으나 실업률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지속하는 등 경기회복이 당초 예상보다 느리게 진행되자 양적완화 정책을 다시 한 번 실시하기로 한 것이다.

양적완화는 중앙은행의 정책금리가 제로수준에 가까워져 금리를 추가로 인하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경기 회복을 위해 저금리정책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국채 등 민간부문의 특정자산을 매입해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정책을 말한다.

양적완화정책이란 개념은 2001년 3월 일본은행이 제로금리 하에서 장기국채를 매입해 금융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정책을 도입하면서 처음 등장했다. 당시 일본은행은 1990년대 이후의 장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정책금리를 0% 수준까지 인하했으나 디플레이션이 장기간 지속되고 전 세계적인 IT버블 붕괴 등으로 금융시장이 크게 동요하자 장기국채를 매입해 유동성을 추가 공급했다. 이에 경제학자들은 일본은행의 사례를 참고로 정책금리가 제로수준에 근접할 경우 취할 수 있는 완화적 통화정책에 관해 심도 있게 논의했는데 당시 버냉키 연준 이사 등은 자산매입을 통해 기간프리미엄을 낮추어 장기금리 인하를 유도하는 방식이 효과적임을 주장했다. 이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전세계 금융시장에 급속도로 확산되자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정책금리를 큰 폭으로 인하하는 한편 시중의 자금경색을 해소하기 위해 유동성을 대거 공급하는 양적완화정책을 실시했다.

양적완화정책은 중앙은행의 강력한 통화정책 완화 의지를 표명하는 수단으로 금융시장 안정에 상당히 기여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장기금리를 낮추어 민간의 소비와 투자를 촉진시킬 수 있다.

그러나 과도하게 공급된 유동성이 적기에 회수(출구정책)되지 못할 경우 인플레이션, 자산시장 버블,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및 국제 환율분쟁, 신흥시장국의 자본유출입 변동성 확대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윤숙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조사역

    이윤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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