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일만항 활성화 방안
연간 완성車 200만대 생산
中의 총 생산량 20% 차지

▲ 차창 밖으로 보이는 길림성 최대 도시 장춘 역시 다른 도시와 마찬가지로 건설붐을 타는 듯 도심 곳곳은 고층빌딩과 아파트 건설현장이 눈에 띄게 많이 보였다.

중국은 생각보다 가까운 나라다. 북한을 끼고 있어서 멀게 느껴지지만, 비행기로 1시간 내로 도착할 수 있는 곳이니 제주도보다도 가까운 셈이다. 지난달 6일 오전 기자를 태운 비행기는 1시간 반을 날아 중국 길림성의 수도인 장춘공항에 도착했다. 택시를 타고 장춘 시내로 향하는 길. 차창 밖으로 보이는 길림성 최대 도시 장춘 역시 다른 도시와 마찬가지로 건설붐을 타는 듯 도심 곳곳은 고층빌딩과 아파트 건설현장이 눈에 띄게 많이 보였다.

“요녕성이 동북지역의 용 머리라면 흑룡강성은 용의 꼬리고 길림성은 이제 막 꿈틀대기 시작한 용의 허리다” 동북3성 개발프로젝트에서 길림성의 지정학적 중심론을 펴며 길림성 사람들이 `용 허리론`을 내세우고 있다.

글 싣는 순서
① 동북아 거점으로 육성되는 훈춘
② 경제기술개발구 장춘
③ 훈춘 포스코물류단지 개발 청사진
④ 동북3성 진출 기업의 목소리
⑤ 영일만항 물량 유치의 난제(1)
⑥ 영일만항 물량 유치의 난제(2)
⑦ 영일만항 활성화의 관건

◇자동차 도시, 장춘
장춘은 길림성의 정치·경제·문화의 중심도시다. 세계 500대 기업 중 51개 기업이 투자한 도시다. 인구는 약 751만명으로 한족, 만주족, 조선족 등이 많이 살고 있다. 중국 주요도시로 연결되는 국내선 항공편과 서울·동경 등 해외로 연결되는 국제선 항공편이 매일 운항한다. 교통의 중심지답게 매일 100여편의 열차가 장춘역을 거치고 국가급 고속도로가 4개 노선이나 장춘으로 연결돼 있다.

고층 건물에서 바라본 장춘 시내는 바둑판 모양이었다. 일본강점기의 잔재가 많은 탓이라고 설명한다. 아직 포항지역 기업의 진출은 없으며 포항시와 물류 교역도 없다. 장춘은 중국에서 최대 자동차 공업도시다. 장춘 제1기 차 제조창이 중국 초기 자동차 공업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현재는 대부분 내수용으로 생산하고 있지만 향후 수출도 계획하고 있다.

한인 상인회 관계자는 “장춘의 경제 발전은 대부분 공업산업에 의존하고, 장춘의 공업산업은 자동차에 의존하고 있다”고 했다. 이것은 장춘 경제와 산업의 특성을 분명히 보여주는 말이다.

현재 장춘의 연간 완성차 생산능력은 200만 대를 넘어섰다. 중국 최대의 자동차 공업 연구생산기지는 중국 제일자동차그룹공사(이하 이치자동차)다. 이치자동차는 장춘의 가장 대표적인 브랜드다. 이치 자동차는 중국 최대의 자동차회사이자 국영 대기업이다. 자체 브랜드 차량은 물론 폴크스바겐, 도요타 등 외국 자동차 회사들과도 합자회사를 설립해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 장춘의 자동차 생산량은 중국 전역 총 생산량의 20%를 차지할 정도다.

장춘 경제기술개발구관리위원회는 장춘의 자동차 공업 영역을 확대해 남쪽은 자동차 부품단지로, 북쪽은 특종 차단지로 발전시킬 계획을 세웠다. 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장춘을 세계적 부품구매기지로 만들어 장춘 자동차 산업에 제2의 번영기를 맞도록 할 것”이라며 “개발구 안에서 생산된 부품으로 장춘 자동차를 생산하고 앞으로 10년 내에 개발구에서 생산된 부품의 10%가 세계시장에서 자동차 생산에 쓰이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들의 계획대로라면 영일만항이 중요한 역할을 할 기회이기도 하다.

▲ 지난달 7일 장춘 경제기술개발구관리위원회를 방문한 일행이 위원회 관계자들과 영일만항의 역할, 나진항 개방, 장춘흥륭종합보세구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장춘은 중국 궤도열차의 주요 생산도시다. 장춘객차공장은 1954년 설립돼 중국 제1차 5개년 계획 시기에 중점 대형 국유 철도 객차 제조기업으로 성장했다. 중국 철도 객차의 50%, 도시 궤도열차의 70%가 장춘에서 생산된다. 2008년 건설을 시작한 `궤도교통 장비제조 산업단지`는 앞으로 연간 800대의 고속동력차체와 800대의 도시궤도열차의 생산능력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 옥수수 활용해 세계 최고 바이오 산업기지 계획
지난달 7일 방문한 장춘 경제기술개발구관리위원회(이하 관리위원회). 관리위원회는 기자에게 방문 기념으로 넥타이를 선물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 넥타이는 옥수수를 가공한 섬유로 만든 것이었다.

길림성는 연간 1천900만t의 옥수수를 생산하는 중국 제일의 옥수수 산지다. 장춘시의 옥수수 생산량은 연간 600만t에 달해 길림성 생산량의 1/3을 차지하고 있고 옥수수 가공산업에도 장점을 갖추고 있다. 장춘 대성실업은 중국 옥수수 자원산업 선구업체로 중국 최대 옥수수 정밀가공을 위주로 하는 업체다. 이 회사는 아시아 1위, 세계 3위 옥수수 심화가공업체다.

생물화공산업단지는 특종차 및 부품산업단지와 함께 장춘경제기술개발구의 주력산업이다. 생물화공산업단지는 옥수수를 연료로 하는 합성섬유,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등을 생산하고 있다. 장춘경제기술개발구 위원회는 개발구를 10년 내에 생산규모 1천억 위안이 넘는 중국 최대 옥수수 원료 화공산업 및 방직산업기지로 키운다는 전략을 세웠다. 또 자동산산업 생산액도 2013년까지 575억 위안, 2020년까지 생산규모 900억 위안이 넘는 세계적인 자동차부품생산기지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관리위원회 조욱 관위회부주임은 “현재 길림성에는 500여 개의 옥수수 가공업체가 있다. 생물화공산업단지는 장춘 대성실업의 옥수수 알콜 기술을 핵심으로 합성섬유, 환경친화 플라스틱 등을 만들게 된다”며 “옥수수-화공-경방직의 산업체인을 갖춰 10년 내에 연간 생산액 1천억 위안(한화 17조8천억 원)이 넘는 중국 최대 옥수수 화공기지 및 경방직 산업기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옥수수 완전가공 산업사슬을 경제기술개발구에 구축해 2013년 630억 위안, 2020년 1천500억 위안의 생산액을 달성할 계획”이라며 “남북관계가 진전돼 나진항 개방 폭이 넓어지면 세계 일류의 바이오산업기지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동북 3성의 경제 중심지인 장춘시의 `장춘경제기술개발구`는 1993년 4월4일 중국 국무원에 국가경제기술개발구로 정식으로 비준을 받은 뒤, 20여년이 지난 오늘까지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동북 3성의 노화된 산업환경을 진흥시키는 동북진흥전략을 실시함에 따라 국가 급 개발구인 장춘경제기술개발구는 더욱 주목받고 있다. 개발구는 신형공업화 개발구로 건설하고 낙후된 동부공업기지의 선구자 및 시범구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훈춘이 투먼장(두만강) 지역 지역합작 개발의 바다로 통하는 관문 역할을 한다면 장춘은 버팀목 역할을 하게되는데, 장춘경제기술개발구가 그 버팀목의 주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장춘흥륭종합보세구
장춘흑륭종합보세구는 국무원의 허가를 받은 최고의 개방수준, 최대의 혜택을 완비한 특별세관 관리구라는 것이 관리위원회의 설명이다. 관리위원회 조욱 부주임은 “장춘흥륭종합보세구는 길림성 정부차원에서 추진하는 `장춘-길림-도문`개발계획의 핵심프로젝트이자 장춘-길림 일체화 전략의 고리역할을 하며 길림성 대외개방의 새로운 플랫폼이다”고 밝혔다.

장춘흥륭종합보세구는 장춘시 동북부인 장춘경제개발구 흥륭산진 지역 내에 위치해 있고 면적은 4.89㎢다. 보세구는 장춘시 철도화물 물류지점인 흥륭산역과 인접해있고 장춘국제공항까지 약 10km 거리에 있다. 관리위원회는 보세구를 이용해 자동차 부품을 수출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보세구에 입주하는 기업에 대한 혜택도 다양하다. 외부에서 보세구로 반입한 기계, 설비 등에 대해 관세와 수입 절차세를 면세하는 한편 보세구 내 기업의 가격 계산에 의한 결산 화폐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연간 수출·입 액수가 1천만 달러에 도달한 가공류 기업은 토지구입 대금의 절반을 보조하고 있으며, 수출·입액수가 5천만 달러에 도달한 기업은 토지 구입 대금의 전액을 보조한다.

한편, 장춘 경제기술개발관리위원회는 본지 취재 후 보세구 내 포항 기업 유치를 위해 이달 초 포항시를 전격 방문하기로 결정했다.

/김상현기자

이 특집 기사 취재는 지역신문 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김상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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