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동 현진에버빌 내 1시간 동안 질주 굉음 일으켜
“시끄러워 못살아” 주민 분통… 처벌 약해 비웃는 듯

“밤낮 없는 오토바이 굉음에 수면 방해는 물론 대낮에도 밖을 다닐 수 없을 정도로 무섭습니다”

포항 북구 주민들이 아파트 단지에서 밤낮 없이 질주하는 폭주 오토바이 굉음에 시달린다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17일 밤 12시30분께 장성동 현진에버빌 단지에 때아닌 폭주족이 등장해 주민들이 밤잠을 설치는 소동이 벌어졌다. 오토바이 3~4대가 굉음을 울리며 1시간 동안 1천700여세대 아파트 단지를 질주하며 소음을 일으켰다. 이후 이들은 207동 뒤 후문을 빠져나가며 아파트 주민들을 놀리는 듯 `메-롱`이라고 소리치며 사라졌다.

동일 인물로 추정되는 이들은 이후 22일 새벽에도 현진에버빌 단지에 나타났다. 이들이 일으키는 소음을 참다못한 아파트 주민 임모(45)씨 등이 112신고에 신고했지만, 경찰이 출동하기도 전에 폭주족들은 순식간에 자취를 감췄다.

이곳만의 문제가 아니다. 북부해수욕장 인근 우방비치 아파트 주민들은 더한 고통을 겪고 있다. 왕복 6차선 도로와 인접한 우방비치 아파트는 여름철만 되면 밤에 잠을 잘 수가 없다. 시도 때도 없이 들리는 오토바이 굉음 때문이다. 이양우 우방비치아파트 자치위원장은 “경찰의 단속이 과연 있기나 한가”라며 “여름만 되면 밤에 시끄러운 오토바이 소음 때문에 정말 못살겠다”고 하소연했다.

문제는 오토바이 폭주족들이 환한 대낮에도 아파트 단지를 활보한다는 것. 22일 오후 3시30분께는 3대의 오토바이가 현진에버빌 단지 안으로 들어와 경적을 울리며 유유히 활주했다. 평일 어린이집 하교 시간이었던 이날 어린이와 부녀자들은 아파트 마당에 내려와 있다가 놀랐지만 항의했다가는 봉변당할 것 같아 이들의 위세에 눌려 모두 공포에 떨어야만 했다.

주민 강모(37)씨는 “포항이 무법천지인가”라며 “경찰이 폭주족을 단속하고 있다는데 낮에도 아파트에서 버젓이 굉음을 내고 활주하면서 주민을 공포에 떨게 만드는 현실을 과연 경찰 간부들이 알고나 있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포항북부경찰서 관계자는 “보통 3대 이상 줄을 지어 중앙선을 중심으로 난폭운전을 하는 오토바이를 가르켜 폭주족으로 구분해 단속하지만, 3대 이하로 개별적으로 소음을 일으키며 난폭운전을 하는 이들을 순찰차로 따라가며 단속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면서도 “특히 두호동, 장성동 일대에 오토바이 소음이 심하다는 것을 인지해 단속을 하고 있지만 과태료가 4~5만원 정도로 처벌강도가 약해 이를 비웃는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법적으로 처벌 조항 개정의 뒷받침이 필요하다”면서도 “오토바이 아르바이트를 고용하는 업주에 대한 교육 강화는 물론 이들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 주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남희기자 ysknh0808@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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