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전국을 용광로로 달군 폭염이 좀처럼 수그러들 줄 모르고 있다.

절기 상 가을로 접어든다는 처서(23일)를 코앞에 두고도 대구·경북 낮 최고 기온이 33·34℃를 넘나드는 등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관련 업계는 반짝 특수를 누리고 있다.

◇처서 자락까지 줄 잇는 피서 행렬

포항과 영덕·울진 등 경북동해안 피서객 대부분은 대구-포항 고속도로 포항IC를 이용하고 있다.

피서가 절정을 이룬 8월 첫째 주 주말부터 지난 주말(셋째 주)까지 한국도로공사 포항요금소로 진입한 차량은 34만3천547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30만7천73대보다 11.5% 증가했다.

특히 올해는 33℃를 넘는 폭염이 8월 중순 넘어서까지 계속되면서 예년 같으면 피서가 한풀 꺾일 8월 셋째 주까지 포항IC를 통과한 차량이 꾸준하다.

지난해 8월 셋째 주에는 1만6천554대가 포항IC를 찾았지만 올해 같은 기간은 19.3% 더 많은 1만9천758대가 이곳을 통과했다.

포항요금소 관계자는 “8월 중순을 넘어서까지 늦더위가 계속돼 이 기간 통과차량도 작년보다 늘었다. 당분간 늦더위가 계속된다면 포항을 찾는 차량 행렬도 계속 늘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게 웬 떡, 업계 `반짝 특수`

늦더위에 사람들은 지치지만 관련 업계는 즐겁다.

업계는 경기침체에다 동종 업체 간 경쟁으로 매출이 크게 늘어난 것은 아니지만 여름 막바지 시즌까지 매출이 꾸준하면서 큰 도움이 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경북동해안 최초 대형 워터파크인 C업체의 경우 올 시즌 이용객은 지난해 보다 평일 평균 1~2천명, 주말 평균 4~5천명 늘었다.

이 업체 관계자는 “올해 더위가 워낙 심하고 길어지다 보니 평일·주말 할 것 없이 고객이 작년보다 눈에 띄게 늘었다. 지금도 이용객이 잇따르고 있다”면서 “올해 처음으로 이용금액을 할인하는 소셜커머스에 등록해 매출은 크게 늘지 않았다. 그러나 홍보에는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경주의 또다른 워터파크 업체인 B사 관계자도 “전반적으로 이용객 수는 지난해와 비슷하지만 8월 들어 주말에 가족단위 관광객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며 “늦더위로 관광객이 늘어나면 8월 말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정도 더 늘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늦더위는 피서지의 주류 매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북부해수욕장 등 주요 피서지의 대형 주점을 중심으로 주류 매출이 덩달아 신장세를 보이는 것.

S주류도매업체를 운영하는 김진구(40)씨는 “주류도매업체 전체 매출은 늘지 않았지만,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피서지에 있는 주점에 납품 실적은 예년과 비교하면 15~20% 정도 늘었다”며 “상대적으로 피서지가 아닌 동네 술집은 타격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냉방업계의 경우도 저가의 선풍기를 중심으로 여전히 매출이 꾸준하다.

롯데백화점 가전매장 관계자는 “에어컨은 지난 달말 이미 물량이 동났다”면서 “최근까지 폭염과 열대야가 계속되다보니 4~5만원대 선풍기 등 저가 냉방기기 매출은 지금도 꾸준하다”고 말했다.

/최승희·김상현·김남희기자

    최승희·김상현·김남희기자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