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정책토론회 개최… 참모간 불꽃튀는 공방
롬니측 “북핵 6자회담 초당적 지지 있었다” 밝혀

“현 정부의 대(對) 이란 정책은 총체적 실패다”, “롬니 진영은 대안없이 국방예산 감축을 주장한다”

미국의 초당파적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가 25일(현지시간) 개최한 대선 정책토론회에서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선거캠프를 대표해 참석한 외교·안보정책 참모간에 치열한 설전이 벌어졌다.

이날 토론회는 `경제 어젠다`에 집중됐던 두 진영의 정책 경쟁이 최근 외교분야로 옮겨가는 가운데 열려 주최측에서 토론회장 옆에 별도의 임시 방청실을 만들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이란 핵프로그램, 시리아 사태, 이스라엘 정책, 국방예산 감축, 대 러시아 외교전략, 국가기밀 유출 논란 등 광범위한 주제를 다룬 이날 토론회에서는 오바마측의 미셸 플러노이 전 국방차관과 롬니측의 리치 윌리엄슨 전 수단대사가 처음부터 불꽃튀는 공방을 주고 받았다.

포문은 `야당` 인 롬니측이 먼저 열었다. 윌리엄슨 전 대사는 대 이란 정책과 관련, `무기없는 외교는 악기없는 음악과 같다(Diplomacy without arms is like music without instruments)`는 격언을 인용하며 오바마 행정부의 `대화 우선` 정책을 비난했다.

그는 “지난 3년반 동안 이란 정책의 실패로 핵위협은 심각한 상태로 발전했다”면서 “특히 오바마 대통령의 일관성없는 태도가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에 플러노이 전 차관은 “오바마 대통령은 이란의 핵위협은 용납할 수 없다는 점을 일관되게 밝혀 왔다”면서 “이란의 원유수출, 금융 부문 등에 대한 제재는 사상 유례없이 강력한 것”이라고 맞받아 쳤다.

최근 최대 현안인 시리아 문제와 관련해서도 윌리엄슨 대사는 “롬니 전 주지사는 이미 1년전부터 반(反)정부군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오바마 행정부는 이제서야 움직이고 있다”고 지적했고, 플러노이 전 차관은 “반정부 세력의 성격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었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국방예산 감축을 둘러싼 논쟁에서는 오바마 진영이 롬니측을 선제적으로 강하게 비판하고 나서 공수가 교체되는 모습을 보였다.

플러노이 전 차관은 이와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이를 기다렸다”면서 “롬니측을 비롯해서 이 부분에 대한 오해가 많았다”고 지적한 뒤 “일각에서 비정상적이고 정신나간 감축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는 경제성장률과 국방전략 등을 감안한 합리적인 조치”라고 주장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한 방청객도 “공화당에서는 세금을 낮추자고 하면서 국방예산은 늘리겠다고 하는데 도대체 재원은 어디서 나오느냐”고 말해 윌리엄슨 전 대사가 진땀을 빼기도 했다.

다만 한반도 이슈와 관련해서는 롬니 진영도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기조를 대체로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윌리엄슨 전 대사는 “북핵 6자회담은 그동안 초당적인 지지가 있었다”면서 “중국을 통해 북한의 핵프로그램 포기를 압박해 왔으며, 중국이 레버리지(지렛대) 역할을 해야 한다는데 공감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롬니 전 주지사는 한국, 일본, 인도 등과의 동맹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올연말 대선에서 맞붙게 될 오바마 대통령과 롬니 전 주지사 진영의 사실상 첫 외교ㆍ안보 정책 공개 토론회인 이날 행사는 NBC방송의 대표 시사프로그램 `밋 더 프레스(Meet the Press)` 앵커를 지낸 방송인 출신 마빈 칼브 브루킹스연구소 객원연구원의 사회로 90여분에 걸쳐 진행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