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종흠 시사칼럼니스트

18대 대통령선거가 6개월도 남지 않았다. 선거일정에 따라 지난 4월23일에는 대선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된데 이어 6월22일에는 재외선거관리위원회가 설치되어 12월19일의 투표날짜를 향해 시간이 급박하게 흘러가고 있지만 아직 후보는 언제 결정될지 안개속이다. 여당은 후보간의 경선룰 문제로 어떤 방식으로 후보가 결정될지 알 수 없고 야당 또한 당내 경선 문제와 통합진보당과의 선거 연대, 안철수 교수와의 후보단일화 문제 등이 어떻게 진행될지 예측불능의 첩첩산중이다. 유권자인 국민들에게 분명한 것은 12월19일에 대통령을 뽑는 투표를 한다는 사실 하나 뿐이다. 국민들이 대선 후보와 관련해서 안다는 것이 있다면 지금 출마할 것처럼 폼을 잡는 사람들에 대한 수박 겉핥기식의 피상적 정보 수준이다.

이런 상태로 국민들이 다음 정권을 누구에게 맡기는 것이 바람직할지를 판단하는 것은 점쟁이에게 자신의 운명을 물어보는 것과 같지 않을까. 여당의 경우도 박근혜 대세론은 성공하기 어렵다는 전제에서 현재는 국민지지율 1%도 안되는 군소후보들이 후보경선룰을 문제 삼아 박 전 대표를 공격하는 초보적 수준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 예비후보들은 자신을 박 전 대표와 차별화하기 위해 네거티브 방식의 비판을 서슴지 않고 있으나 이들의 발목잡기로 자신들의 지지율이 오르기 보다는 오히려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이 떨어지는 자해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이재오 의원의 박 전 대표에 대한 `유신몸체` 발언은 같은 당의 동지관계가 적대관계로 바뀌는 느낌마저 주고 있다. 결과적으로 박 전 대표에게는 말할 것도 없고 새누리당 전체에 상처를 주었다. 이 의원의 공격은 즉각 민주통합당의 동조적 반응을 불러옴으로써 당내 경선의 범주를 벗어나는 모양세다. 처음부터 야당이 그렇게 공격했다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보지만 같은 여당내에서 그런 발언은 이재오 의원이 박 전 대표가 당의 지도부에 몸담았을 때도 같은 당을 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게 한다. `유신몸체`와 같은 당을 했다는 것은 자신이 그같은 정치적 신념을 용인했다는 뜻인지 아니면 때에 따라 정치행보를 아무렇게나 한다는 것인지 오히려 이 의원에 대한 의문만 키울 따름이다. 특히 이같은 경선룰 문제나 인신공격형 경쟁과 비판이 여당에서 주도됨으로써 4·11총선 때처럼 정치권 전체의 정책적 경쟁이 활발하지 못한 상황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야당의 경우는 대선가도가 더욱 캄캄하다. 아직도 민주통합당이 진보통합당과 대선연대를 유지할 것인지 대선연대를 가지더라도 안철수교수가 출마할 경우 단일화 작업을 할 것인지 근본적 문제의 해법이 불투명하다. 경우에 따라 안교수와 같은 무소속이 단일 후보로 결정된다면 현재의 야당은 대선후보를 내지 못하는 불임정당이 되고마는 것이다. 이전의 서울시장 선거와 같은 전철을 되풀이하는 셈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지금 예비후보에 이름을 올린 이들의 발언 수준도 당의 정강과 연계된 차별화된 정책을 내놓기보다 내가 다른 후보들보다 더 낫다는 정도다. 그리고 출마 선언에서 특정장소를 선택하는 이벤트성 차별화를 보여주거나 광주를 비롯, 야권 표밭의 민심을 얻기 위한 행보에 집착함으로써 이미지 정치에 매달리는 느낌을 주는 정도다.

어디를 둘러봐도 국민들의 대선주자에 대한 심층 검증에 도움을 주는 예비후보는 없다. 더욱 기가 막히는 것은 여론조사에서 상위권 주자로 기록되는 안철수 교수는 출마에 대한 입장조차 밝히지 않고 있어 혹시라도 안교수가 당선된다면 국가의 앞날이 어떻게 될지 걱정스럽기까지 하다. 기성정치권에 대한 염증으로 안교수에 대한 지지가 상승하는 추세는 이해되지만 맹목적 지지는 위험한 것이다. 세계적 불황의 타개, 양극화의 해소, 재정건전성 속의 경제민주화 실현, 북핵 위협에 대한 대처와 종북세력 척결 등의 국가적 당면 과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는 대선후보를 찾는 국민적 노력이 배가되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