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종흠 시사칼럼니스트

포항은 한국의 빛나는 성공을 상징하는 도시다. 인구는 불과 50여만에 불과하지만 세계 어느 나라 지도자든 한국을 알면 포항을 알 수 밖에 없을 정도다. 2차대전후 식민지국가에서 벗어난 한국이 인구와 소득규모에서 세계7위 수준의 선진국이 된 것은 산업화와 민주화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산업화의 성공이 그 초석이 됐고 그것은 포스코로부터 시작됐다고 해도 결코 지나치지 않다. 포항제철이란 이름으로 철강업계에 첫발을 디딘 포스코는 1962년 6월12일 포항항이 개항됐기 때문에 입지가 가능했던 것이다. 포항항 개항후 6년만에 포스코가 건설 되었고 이 항구를 통해 포스코 건설자재를 운반한 결과였다. 이른바 영일만의 기적을 탄생시킨 모태가 바로 포항항이었다. 사실 한강의 기적도 영일만 기적의 확대 연장선상에 있다면 포항에 대한 자부심은 국민 모두의 것인 셈이다.

그동안 포항시는 그러한 자부심을 놓지않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해왔다. 포스텍은 수많은 국가적 동량을 배출했고 환동해안 시대의 물류중심을 위한 신항만 개항으로 새로운 시대적 역할을 준비해온 것도 포항의 영광을 이어가기 위한 준비였다. 최근에는 아름다운 포항을 만들기 위한 영일만대교 건설과 동빈내항의 정비 개발 등 지역민들과 시당국의 노력은 매우 역동적으로 느껴지는 것이다.

그러나 포항의 영광은 자칫 우리의 인식에서 멀어질 것같은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포스코가 광양과 포항으로 나뉘어졌고 뒤에 된 시설인 광양공장이 포항공장 보다 더 선진화됐고 정부의 국토개발 방향이 한동안은 동해안이 배제된 L자형으로 진행되다가 최근들어 수정된 것은 포항발전의 장애요인으로 작용해왔기 때문이다. 포항항과 내륙으로 연결되는 유일한 고속도로인 대구~포항 고속도로가 2004년에 개통됐지만 무려 6년8개월이나 걸렸다는 것은 우리나라의 경제수준과 건설기술로는 이해할 수 없는 늑장이었다. 포항이 환동해권의 중심도시를 표방하고 있으나 서해와 남해의 경우와는 달리 동해안에는 고속도로가 없다. 언제 놓일지 알 수도 없고 이를 보완해줄 동해안 철로조차 논의만 무성할 따름이다. 포항을 포함한 동해안은 우리나라의 오지로 전락할 것같은 우려마저 든다. 다행히 대구~포항 고속도로와 포항 신항만 개발로 희망을 가지게 되면서 근래에 들어 경상북도와 강원도가 이같은 인프라 문제의 해결을 위한 공동노력에 합의를 했다는 소식은 다소 고무적이다.

이제 포항 개항 미래 50년은 이같은 포항 발전의 온갖 걸림돌을 쓸어버리는 작업으로부터 시작돼야겠다. 국토의 균형발전이라는 차원에서도 동해안에는 반드시 고속도로와 철로가 놓여야할 것이다. 포항을 포함한 동해안을 오지로 몰아넣는다면 어떤 이유로든 용인될 수 없다. 그것은 선진국 한국의 멍에가 되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의 해결과 더불어 무엇보다 포항은 남북통일과 통일한국의 동해안 교두보가 되고 남북상생발전의 거점이 돼야할 것이다. 지금부터 그날을 위한 준비를 시작해야한다. 종국적으로 포항은 환동해안의 중심도시 역할 뿐 아니라 아시아 시대의 허브항이 돼야한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올해들어 유럽중시 정책에서 아시아 중시정책으로 전환을 선언했다. 그것은 16세기부터 시작된 서세동점(西勢東漸)의 시대가 끝나고 새로운 아시아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선포한 것이다. 새로운 아시아 시대는 중국의 시대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중국보다 선진된 우리나라에 더 큰 기회일 수도 있다. 우리가 중국에 비해 인구와 국토에서 비교가 되지않는다 해도 첨단과학과 글로벌 사회는 이같은 양적 규모의 패권을 넘어서는 시대를 열어주고 있다. 새로운 아시아는 새로운 관문을 필요로할 것이다. 포항이 바로 그 관문이 되는 꿈을 가져도 바람직하지 않을까. 환동해안의 관문이된다면 그것은 태평양의 관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포항시민과 대구경북민이 합심한다면 실현 가능한 꿈이 될 수 있다.

/홍종흠 시사칼럼니스트

    홍종흠 시사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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