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이번엔 `하마 학살`… 여성·어린이 87명 사망

미국이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 교체를 위한 동맹국들과의 공동보조를 재촉하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6일(현지시간) 터키에서 유럽 및 아랍국 등 16개국과 가진 회의에서 아사드 정권의 권력을 과도정부에 완전히 이양하는 전략을 제시했다고 국무부 고위 관계자가 전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는 진정한 변화를 원하는 시리아 주민들의 믿음을 깰 수 없다”면서 “아사드의 권력 완전이양을 포함한 우리가 믿는 아사드 이후 전략의 원칙과 기본적인 방안을 클린턴 장관이 제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회의에는 아사드 정권의 편을 들었던 중국이나 러시아는 참석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회의 결과가 향후 어떤 실질적인 영향을 끼칠지는 불투명하다.

이에 앞서 중국과 러시아는 시리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과도한 개입이나 정권교체 시도에 분명한 반대의 뜻을 밝혔다.

양국은 중국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중국 지도자들 간의 이틀간의 회동 뒤 내놓은 공동성명을 통해 “러시아와 중국은 외부의 군사적 개입을 통해 시리아의 위기를 통제하려는 시도에 결단코 반대한다”면서 “정권교체 정책의 시행에도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아사드를 지지하는 무장세력이 이날 또다시 대량학살을 자행했다고 시리아 야권연합체인 시리아국가위원회(SNC)가 밝혔다.

SNC 대변인인 모하메드 세르미니는 AFP통신에 “시리아 중부 하마주의 알-쿠베이르 마을에서 100명이 숨졌다”면서 “희생자 가운데 20명은 여성이고 20명은 아이들”이라고 유엔 감시단의 즉각 조사를 촉구했다. 다른 소식통들도 이 지역에서 대량학살이 발생했다면서 잠정적으로 집계된 사망자 수는 87명이라고 전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달 말 시리아 홈스주 훌라에서 정부군과 민병대의 무차별 공격으로 10세 이하 어린이 32명을 포함한 100명 이상이 숨진 `훌라 학살`이 자행된 데 이어 발생한 것이다.

런던에 본부를 둔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성명에서 총과 칼로 무장한 친정부 무장세력인 샤비하 민병대가 정부군의 포격이 끝난 뒤 한 농장에서 새로운 대량학살을 자행했다고 주장했다.

시리아는 국면 전환을 위해 리아드 파리드 히잡을 새 총리로 임명했다. 그러나 미국과 프랑스 등 서방국가들은 총리 교체의 의미를 일축했다.

시리아 반군은 수도 다마스쿠스 주변에서 정부군을 상대로 한 공격을 강화했다.

반군은 다마스쿠스 인근 하라스타, 도우마, 이르빈, 자말카 등지에서 치열한 교전을 벌였다. 이런 교전으로 지난주 이후 양측에서 최소한 168명이 숨졌다고 감시단체들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