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가 내어준 `바다의 진미` 어찌 모른척 하리오

호미곶으로 널리 알려진 동해안 어업전진기지 포항 구룡포.

1920년대 일본인들이 항구를 만든 이후 어업 기지로 유명해졌다. 우리가 겨울철에 좋아하는 대게, 오징어, 고래, 과메기는 상당 부분 이 곳에서 잡히고 생산된다.

구룡포항이 최근 대게의 주산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전국 최대 대게 생산지인 구룡포는 맛좋은 대게가 저렴하게 판매되면서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전국에서 찾아온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비고 있다.

고래고기는 울진에, 대게는 영덕에 명성을 빼앗겼다지만
전국 최고 수산물 항구의 명성은 줄 잇는 관광객들이 입증
내달 11일까지 펼쳐지는 `수산물 한마당잔치` 즐겨 볼만 해

지난 2월15일부터 오는 5월11일까지 `구룡포 수산물 한마당 잔치`가 열리고 있는 이곳은 아홉 마리 용이 승천 포구라고 불리워지는 유서깊은 마을이다. 예로부터 수산물의 본고장으로 유명했다. 하지만 구룡포 사람들은 “고래고기는 울진에 빼앗기고 대게는 영덕에 명성을 빼앗겼다”고 말한다. 그래서 포항시와 구룡포수협은 구룡포항을 되살리기 위해 지난 2월 중순부터 3개월 동안 `수산물 한마당잔치`를 거방지게 열고 있다.

이 축제는 포항이 어업 전진기지임을 일반인들에게 알리고 수산물을 싸게 팔기 위해 마련한 장터다.

구룡포를 대표하는 수산물인 문어와 70% 정도만 말린 반건조 오징어도 다른 지역보다 값이 싸다.

맛과 영양이 풍부해 봄철 보양식으로 알려진 동해안 돌문어는 인기가 높다. 싱싱한 횟거리도 군침을 돌게 한다. 아직은 바닷바람이 찬 포항 구룡포는 청정해역에서 건져 올린 싱싱한 수산물들로 들썩이고 있다.
 

지난 주말 가족과 함께 이곳 저곳을 둘러봤다.

구룡포의 자랑인 과메기 문화거리와 구룡포 근대문화 역사거리인 일본인 가옥거리, 공원, 장기 목장 성, 장길리 바다낚시공원, 호미곶 해맞이광장 등 명소를 둘러봤다. 포항시는 구룡포항 인근 장길리에 `낚시공원`을 만들었다. 오는 6월 전국에 바다낚시대회를 유치해 구룡포항을 전국 최고의 수산물 항구로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가는 곳곳마다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었다.

과메기 문화거리는 포항시가 과메기 특화사업의 하나로 구룡포항에 조성했다고 한다. 포항시는 구룡포항 부두 280여m(6천700여㎡)에 두 곳의 과메기 광장을 만들고, 각각 `미르광장` `아라광장`이라고 이름 지었다. 미르는 구룡포(九龍浦)의 이름 중 용을 뜻하는 순 우리말이고, 아라는 바다를 뜻하는 또 다른 우리말이다. 광장에서 각종 문화행사와 축제를 펼치거나 과메기 특판행사도 열 수 있다.

불포화지방산이 많아 겨울철 영양간식으로 전국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대량 생산체제도 이뤄졌다. 과메기는 이제 영일만 어민들의 중요한 소득원이 됐다.

주변에는 어부가 일렁이는 파도를 뚫고 꽁치를 잡는 모습을 형상화한 벽면 조각이 있다. 또 불가사리·고래 같은 바다와 관련된 여러 생물 모양으로 만들어진 조형 벤치와 분수대·야외무대도 꾸며졌다.

일제 강점기인 1920년대 구룡포로 이주한 일본인들이 거주하던 가옥이 100년 가까이 그대로 남아 있는 적산가옥은 일제 잔재라는 이유로 그동안 방치돼 왔지만, 보존가치를 인정받으면서 정식 문화재로 등록을 기다리고 있다. 해안마을 어귀에 들어서면 색다른 풍의 목조건물들이 즐비하다.

1930년대엔 이 일대에만 모두 200여 채가 들어선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지금은 수십여 채만 온전히 그 모습을 보존하고 있다.

일제시대 구룡포항이 동해안의 어업 전진기지로 발전하면서 일본인들이 대거 이주했는데, 구룡포가 지금처럼 큰 어항이 된 것도 이때부터라고 할 수 있다.
 

구룡포항의 수산물 잔치마당은 북방파제(활어 위판장) 입구의 넓은 바닷가다. 입구에 `구룡포 수산물 한마당잔치`란 큼직한 간판이 내걸려 금방 눈에 띈다.

지역에서 생산, 위판되고 있는 대게, 오징어, 문어, 과메기의 우수성을 홍보하기 위해 구룡포 수협이 마련한 잔치마당 안으로 들어가면 20여 개의 천막이 줄지어 서 있다.

행사장에는 관광객들을 위해 특산품별 부스가 설치돼 있다. 대게 판매장과 간이식당 6동 등 12동의 식당과판매부스가 설치돼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한 수산물을 즉석에서 맛 볼 수 있다. 지금은 축제 초기보다 조용한 편이라고 한다. 하지만 주말이면 차량과 인파가 몰려든다. 중간 유통마진을 최소화해 저렴한 가격으로 직거래 판매하는 탓인듯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