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19대 국회의원 300명을 뽑기 위한 투표일이다. 이번 총선은 지난 4년에 대한 심판과 함께 앞으로 4년 우리나라의 큰 방향을 결정하는 중대한 선거다. 여야는 선거전을 진흙탕 싸움으로 만들어 정치혐오를 부추겼다. 민간인 불법사찰에다 막말 표절 논란 등으로 막판 선거전이 어느 때보다 혼탁해지면서 유권자들이 후보 선택에 혼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혼탁함이 자칫 젊은층과 중도층의 투표율을 크게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을지 우려된다. 하지만 참여만이 정치를 바꿀 수 있다. 그것이 주권 행사를 대리인에게 맡긴 민주주의 운영의 요체인 동시에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선거의 힘이다.

이번 선거는 20년 만에 대선과 같은 해에 치러진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 막중하다. 총선 결과가 19대 국회만이 아닌 우리나라를 이끌어 갈 다음 정권의 향배까지 결정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더구나 올해는 우리뿐 아니라 미국, 중국,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주요국가에서 정치 리더십이 교체되고 북한 역시 김정일 사망 이후 불확실한 권력교체기에 들어섰다. 특히 북한은 선거 직후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예정이라고 한다. 대북문제에 어떻게 대처할 것이냐도 시급하고 중대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오랜 시간 지구촌 경제질서를 형성해 온 신자유주의가 미국발 금융위기와 유럽발 재정위기 이후 무너지면서 새로운 발전의 패러다임이 모색되고 있다. 한마디로 격변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런 상황이기에 국민이 누굴 뽑느냐에 `국운`까지 달렸다고 할 수 있다.

여야 후보들은 하루만 지나면 심판을 받는다. 안타깝게도 유권자들이 선택한 18대 국회는 사상 최악이었다. 4년 내내 예산안 합의 처리에 실패한 `불통 국회`라는 역사적 오명을 남긴 데 이어 최루탄까지 등장한 역대 최악의 폭력국회였다. 막판엔 국회 의석을 299석에서 300석으로 늘리는 뻔뻔함까지 보였다. 18대 국회의 악순환 고리를 끊으려면 유권자들이 현명해지는 방법밖에 없다. 무엇보다 어떤 정당, 어느 후보가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정책대결과 페어플레이를 펼쳤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19대 국회가 18대보다 나아질 것이란 기대를 하기 위해서도 유권자들의 슬기가 요구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