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나라꽃이 `무궁화`라는 것은 누구나 안다.

국민을 바보로 만든다는 TV도 시작할 때와 끝을 애국가로 장식하며 무궁화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실제의 꽃보다는 그림으로만 무궁화를 접하는 세대가 점점 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대책을 내어 놓는 기관단체를 찾아보기 어렵다.

최근 공원이나 거리, 사람이 붐비는 장소에 가면 사람들의 카메라를 독차지하고 있는 벚꽃을 쉽게 볼 수 있다. 또 이 꽃을 주제로 한 축제도 열리며 사람을 불러 모으고 있다.

일본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벚꽃은 우리 사회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데 정작 우리의 국화인 무궁화는 공원이나 새롭게 조성되는 도로변, 심지어 정신문화를 계승한다는 서원, 향교 옆에도 심겨지지 못하고 천대받고 있다.

피고 지고, 지고 피기를 반복하며 끈질긴 생명력을 대표하는 우리의 무궁화는 어디로 숨었나.

나이가 든 어른들은 어릴 때 숨바꼭질을 하면서 불렀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기억할 것이다. 그만큼 무궁화는 우리 생활이었지만 이제는 `무궁화 꽃이 숨었습니다`로 고쳐야 할 판이다.

우리 사회에는 또 다른 무궁화 꽃이 있다. 국민을 대표한다는 국회의원이 자랑스럽게 달고 다니는 금장 무궁화, 광역의원과 기초의원이 사모하는 무궁화가 주인공이다.

11일 금장 무궁화 300개의 주인공이 가려진다. 국민과 지역을 대표한다는 명분에 동분서주하며 금장 무궁화를 옷깃에 달고자 뛰는 그들은 지금 무궁화 꽃이 처한 현실을 알까.

자신의 당선만을 위해 상대방의 약점 잡기, 뜬소문양산, 잘못을 포장하기에 급급했던 그들이 옷깃에 단 무궁화가 `일편단심`과 `영원`을 뜻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나 있을까.

또 일제의 무궁화 말살정책에 맞서 죽음도 각오하며 무궁화 묘목을 삼천리에 배포하며 식재를 독려했다는 사실에는 관심도 두지 않았을 것이다.

종로에 사과나무를 심지 말고 무궁화를 심어보자. 여의도에 핀 무궁화에도 향기를 나기를 기다려보자.

`무궁화 꽃이 숨었습니다`가 아닌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다시 우리의 입에 회자(膾炙) 시켜 보자.

경산/shs1127@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