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총선을 이틀 앞두고 당선이 유력했던 포항 남·울릉 새누리당 김형태 후보가 제수를 성추행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지역 여론이 들끓고 있다. 선거를 코앞에 두고 터져나온 성추행 의혹논란이 사실이 아닌 흑색선전일 수 있다는 우려와 치명적 폭로일 수 있다는 주장이 엇갈리면서 진실게임으로 번져가는 양상이다.

최근 나꼼수의 김용민 후보때문에 수세에 몰렸던 민주통합당은 9일 이와관련, “아무리 성추행, 성폭력 논란이 끊이지 않는 성누리당이기는 하나, 어떻게 자신의 제수를 성추행하려한 사람을 공천했는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며 즉각적 후보 사퇴를 촉구했다.

황창하 통합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김 후보의 제수인 A씨가 어제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김형태 후보가 10년 전 자신을 성추행하려 했다`고 폭로를 했다. A씨는 그 사건으로 `정신적 피해로 대인기피증이 생기고, 아들이 가출했는가 하면, 친정 아버지가 자살하게 된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고 밝혔다”며 이같이 폭로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9일 “어제 모 후보측에서 제수씨와 기획한 기자회견내용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는 걸 다시 한번 분명히 밝힌다”면서 부적절한 발언에 대한 시점이 불명확한데다 폭로자들이 며칠전 선거캠프를 방문, 1억2천만원을 요구했다 거절된 점, 정장식 후보 캠프 관계자들이 개입한 정황이 농후한 점 등으로 미뤄 진실이 왜곡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가뜩이나 어수선한 선거철에 포항지역민들은 인신공격성 폭로전에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이미 지난 2일에는 무소속 박명재 후보가 가족사에 대한 악성루머를 견디다 못해 가족까지 동원하고 눈물의 해명 기자회견까지 한 바 있기 때문이다.

성추행 의혹의 사실여부와 관계없이 가장 곤혹스러운 것은 새누리당 경북도당이다. 이 일이 야당의 정치공세에 악용돼 초접전이 벌어지고 있는 수도권 총선판세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김형태 후보는 상대 후보가 제기한 성추행 의혹 증거자료로 제시한 mp3파일의 남자 목소리가 자신인지 아닌지부터 먼저 밝혀야 한다. 그러지 않고 무조건 “유언비어”라는 주장과 함께 법적 조치 운운하는 것은 사건의 핵심을 오도하며 시간을 끌려 한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김 후보가 설령 당선된다 해도 정치생명을 부지할 수 없을 것이다. 의혹이 사실이 아닐 경우에는 이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려 한 후보 역시 엄중한 법적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