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확정된 것은 없다”… 獨은 공조 난색
”사우디 “공급 무난, 유가 하락위해 행동할 것”

미국은 영국, 프랑스 및 일본과 전략 비축유 방출 문제를 협의했으며 3개월 안에 실행할 수 있는 준비를 하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29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백악관은 이에 대해 “비축유 방출을 검토하고 있다”는 기본 입장을 되풀이하면서 그러나 “아무것도 확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프랑스와 영국 정부도 미국과 비축유 방출 문제를 협의하고 있다고 확인하면서 미국에 협조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프랑스 르 몽드는 엘리제궁 소식통을 인용해 “몇 주 안에 방출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미국이 비축 규모가 세계 3위인 독일과 먼저 협의했으나 베를린 측이 난색을 보임에 따라 프랑스, 영국 및 일본 쪽으로 돌아선 것이라고 전했다.

독일 총리실 대변인은 28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비축유 방출에 대해 어떤 공식요청도 들어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독일법이 “원유 공급이 실제로 중단됐을 때만 비축유를 풀도록 규정하고 있다”면서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석유 소비국을 대변하는 국제에너지기구(IEA)도 아직은 방출을 지지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IEA는 지난 1974년 창설되고 리비아 사태 때문에 지난해 6월 공조하는 등 지금까지 모두 3차례 IEA 차원에서 비축유를 방출했다.

신문은 소식통을 인용해 사우디도 비축유 방출 논의를 알고 있으며 `현재 충분하게 공급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방출에 반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사우디의 알리 나이미 석유장관은 29일 파이낸셜 타임스에 실린 기명 기고에서 “사우디가 현재 공급을 무난히 뒷받침하고 있으며 석유 재고도 100% 충분하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의 석유시장 불안이 “비합리적인 것으로 근거도 없다”면서 그러나 “사우디가 유가를 낮추고자 행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가는 비축유 방출 협의 소식에 영향받아 브렌트유가 29일 새벽(한국시간) 배럴당 1.84 달러 떨어져 123.70 달러에 거래됐다.

미국산 원유도 2.30 달러 하락해 105.03 달러에 거래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