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설문조사에서 밝혀져… 학교는 알지도 못해

포항의 한 고등학교에서 친구에게 상습적으로 빵 심부름 등 잔심부름을 시키는 `빵셔틀`을 한 고등학생 6명이 불구속 입건된 사실이 드러났다.

학생들의 이 같은 행위는 무려 1년 가까이 계속됐지만 학교 측은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 학교폭력 관리에 소홀했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28일 포항북부경찰서에 따르면 S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B군(18) 등 6명은 지난 11개월 동안 강제로 같은 반 친구 S군(18)에게 현금 1천원을 주며 일주일에 2~3회 가량 학교 1층 매점에서 빵을 사오도록 지시한 혐의(강요죄)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결과 학생들은 2학년이었던 지난해 4월 중순께부터 올 3월 중순께까지 70여 차례에 걸쳐 S군에게 빵셔틀을 강요했다.

이번 사건은 최근 학교폭력 수사를 강화하고 있는 경찰이 해당 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통해 밝혀졌고 경찰은 조사를 통해 학생들을 불구속 입건하고 학교 측에는 재발 방지를 위해 대책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

그러나 학교 측은 학생들의 폭력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 지난해 가해 학생의 담임이었던 K교사는 “지난 2010년에도 괴롭힘을 당했다는 사실을 학부모로부터 들었으며 학기초 S군이 다른 반 학생에게 맞고 울고 있는 것을 보고 즉시 조치를 취해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많은 노력을 했었다”고 말했다. 학생부장인 J교사는 “돈을 적게 주고 그보다 많은 빵을 사오라고 시키는 등의 일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조만간 학생들을 불러 경위서를 받고 학교 규정에 의해 처벌할 계획이었다”고 했다.

/윤경보·이혜영기자

    윤경보·이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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