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안보정상회의 참석 정상들

잉락 친나왓 태국 총리(45·사진)는 정계 입문 두 달여 만에 총리직을 거머쥐며 태국 사상 첫 여성 총리라는 기록을 세운 정치 신인이다.

잉락 총리는 군부 쿠데타로 실각한 뒤 부정부패 재판에 참석하지 않고 국외로 도피한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막내 여동생이다.

집권 여당인 푸어타이당은 지난해 7월 조기 총선 당시 해외 도피 이후에도 도시 빈민층과 농민 등으로부터 절대적 지지를 받는 탁신 전 총리의 지지층을 끌어들이려고 정치 경력이 전무한 잉락을 총리 후보로 전격 발탁했다.

탁신 전 총리는 지난 2006년 군부 쿠데타로 실각했으나 집권 기간 실시한 각종 서민정책으로 지금도 농민, 빈민층, 저소득층 노동자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

잉락을 총리 후보로 내세웠던 푸어타이당은 조기 총선에서 과반수 의석을 획득하며 승리했고 국민에게 이름조차 생소했던 잉락 총리는 정계의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잉락 총리는 태국 치앙마이 대학에서 정치·행정학부를 졸업하고 미국 켄터키 주립대학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뒤 탁신 일가와 연계된 기업에서 일한 것이 경력 대부분이다. 기업가인 남편 아누손 아몬찻과의 슬하에 아들 1명을 두고 있다.

탁신 전 총리의 후광 아래 정계에 입문한 잉락은 짧은 정치 경력에도 불구하고 모델 뺨치는 수려한 외모와 우아하고 겸손한 태도로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잉락 총리는 지난해 7월말부터 넉 달 넘게 계속된 대홍수로 국토의 3분의 1이 물에 잠기는 사태를 겪으면서 정치적 위기를 맞기도 했다.

잉락 총리는 국가적 위기를 맞아 유관 부처 간 업무를 원활하게 조정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데다 야당과도 끊임없이 마찰을 일으켜 지도력에 타격을 받았다.

아울러 잉락 총리는 `탁신 전 총리의 대리인`에 불과하다는 꼬리표를 떨쳐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반탁신 세력과 야당은 여당인 푸어타이당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탁신 전 총리가 각료 임명 등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사상 첫 여성 총리로 등극한 잉락 총리가 태국 정치사에 한 획을 긋기 위해서는 탁신 전 총리의 그늘에서 벗어나 홀로서기에 성공해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