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범 총영사, 양국간 유대 관계 강화 역설찬사 속 조지아주 의사당 기립박수 터져나와

29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조지아주 의사당에 애틀랜타 주재 김희범<사진> 총영사가 모습을 드러냈다.

오는 15일 역사적인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맞아 FTA 비준에 초당적 지지를 보내준 의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양국간 유대 관계 강화를 역설하기 위해서였다.

김 총영사는 연설대에 오르기 전부터 자신에게 다가와 악수를 청하는 의원들의 축하 세례를 받았다.

5분여의 연설이 끝나자 의원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보냈다. “감동적 연설이었다”는 의원들의 찬사 속에서 김 총영사는 일일이 기념촬영 요청에 응했다.

그 옆에선 김의석 애틀랜타 한인회장과 신현태 동남부 민주평통 회장, 기아자동차 미국 공장장인 김근식 전무가 나란히 서 의원들과 악수를 했다.

때마침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의 분수령인 오는 6일 `슈퍼화요일`을 앞두고 고향인 조지아주에서 선거활동을 벌이는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도 의사당에 들러 시선을 사로잡았다.

교민 보호가 주임무인 총영사가 주의회, 그것도 미국에서 가장 배타적이라는 남부 주 의회에서 마이크를 잡은 것은 이번이 처음.

특히 조지아주의 경우 지난해 소수 인종들의 강한 반대에도 반이민법을 도입하고 불법체류자 자녀의 공립대학 입학을 금지시키는 등 아직도 보이지 않는 인종 차별 정서가 남아 있는 곳이다.

최근에는 흑인들에 대한 테러로 악명 높은 백인우월주의자들의 극렬 기독교 단체인 K.K.K의 전단지가 일부 도시에 뿌려져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김의석 한인회장 등 동포들은 “총영사가 의회에 초청돼 연설한 것은 그만큼 한국경제의 힘이 커졌다는 방증”이라며 감격스러워했다.

조지아주에는 서남부 웨스트포인트에 미국 공장이 있는 기아차를 비롯해 SK와 LG 등 굴지의 대기업들이 생산공장을 세워 가동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팬택, 현대중공업, 현대상선, 한진해운, 대한통운 등 주도인 애틀랜타에 미국 본부나 지사를 둔 기업도 수십여 곳에 이른다.

조지아 주정부와 의회가 “조지아가 한국 기업 덕에 먹고 산다”는 말을 거리낌 없이 할 정도로 어느덧 한국 기업은 조지아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지난 1월 기아차 미국공장을 방문한 네이선 딜 주지사는 “기아차의 성공이 조지아의 성공”이라며 전폭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한국 총영사의 의회 연설은 이처럼 한국경제의 힘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동시에, 달라진 한국의 위상을 정치권에 각인시키려는 김 총영사의 숨은 노력이 없었다면 성사되지 못했을 것이란 평가도 나오고 있다.

미국 한인사회가 대부분 그렇지만 애틀랜타에서 총영사란 존재는 “조용하게 있다가 시간만 때우고 가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김 총영사가 지난해 9월 부임한 뒤로 영사관에 대한 고정 관념은 바뀌기 시작했다. 그가 담당하는 남동부 6개 주의 정부와 주의회는 물론이고 대기업과 학계를 상대로 발로 뛰는 정력적인 활동을 펼친 데서 비롯된 성과로 볼 수 있다.

김 총영사는 “오늘 연설은 신장된 한국의 국력과 미국 진출 한국 기업의 역량, 박병진 하원의원 등 조지아주 주류사회에 진출한 한인 정치인들의 노력이 빚어낸 합작품”이라며 “정부와 기업, 동포사회가 하나가 돼 힘을 합쳐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게 돼 가슴 뿌듯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