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 봉암사 발원문.

구산선문 봉암사의 목조아미타여래좌상과 복장유물이 보물로 지정됐다.

문경시는 문화재청이 16세기 후반의 불상으로서 보존상태가 양호하고 불교조각사 연구에 중요성을 띤 점을 고려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아미타여래좌상은 높이 51.5㎝, 무릎 폭 36㎝로 비교적 크기가 작은 편이다. 불상 안의 복장에서 발견된 조성발원문을 통해 좌상이 선조 19년(1586)에 나운(雲)과 법정(法正) 두 화원이 조성했다는 사실이 확인된다.

얼굴은 둥글고 통통해 복스럽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보여주고 어깨는 좁아 다소 왜소한 느낌이 들며 불의는 부드럽고 간결한 선으로 표현돼 있다.

이런 양식은 제주 서산사 목조보살좌상이나 경주 왕룡원 소조약사여래좌상 등 16세기에 조성된 다른 불상과 비슷하다.

 

▲ 봉암사 목조아미타좌상.

특히 복장 유물에서 나온 발원문에는 조성 당시의 임금인 선조와 선조 정비인 의인왕후, 13대 왕 명종의 며느리인 덕빈 윤씨의 만수무강을 기원하는 내용이 기록돼 있다.

이는 봉암사가 창건 때부터 왕실의 지속적인 후원을 받은 사찰임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덕빈 윤씨는 12세 때 왕세자빈에 책봉됐으나 이듬해 왕세자인 순회세자가 숨지자 평생 불공을 드리다 생을 마감했다.

문경시 엄원식 학예연구사는 “수십년을 홀로 지낸 덕빈 윤씨를 위해 왕실이 불상을 조성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보물지정으로 봉암사는 국보 1점과 보물 6점, 지방문화재 5점 등 12점을 보유한 사찰이 됐다” 고 밝혔다.

문경/신승식기자 shinss@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