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선의 맹주가 포기한 이곳에 9명이 출마를 선언했다. 출마설이 나돌던 이성석 교수의 복당이 지난주 최종 결정됐다. 그러나 출마까지는 길이 멀어 보인다. 공천신청을 미루고 있다. 무주공산이기는 하지만 아직도 새누리당에 대한 지지도는 높다. 현역 이상득 의원의 존재감도 아직은 남아 있다. 새누리당 후보가 절대다수인 이유다. 7명이던 새누리당 후보는 8명으로 늘어났다. 무소속인 박명재 예비후보가 새누리당 공천을 신청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8대1의 경쟁구도를 돌파해야 한다. 지역정서를 감안하면 새누리당 후보가 되면 당선에 한발 다가선 것이나 마찬가지다. 지역정가는 박명재 후보의 이번 선택은 현실을 받아 들인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무소속의 한계를 뼈저리게 느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지는 대목이다.

새누리 지지도 강세 여전… 후보들 사투 예고

지자체 경력·여성우대 룰 등 흥미진진한 변수

유일 야권 민주 허대만 후보 선전 여부도 관심

△지자체 출신의 경쟁력

지방자치체가 도입된지 20년이 넘었다. 그러나 포항의 2개 선거구에서는 아직까지 지자체 출신의 국회의원은 탄생하지 않고 있다. 후보도 그리 많지 않았다. 이상득 의원의 그늘에 가려 출마 얘기를 꺼내기 어려웠던 탓도 있다. 이번엔 사정이 다르다. 8년동안 포항시장을 지낸 정장식 후보와 4년동안 의장을 지낸 5선 도의원 경력의 이상천 후보, 재선 도의원을 지낸 김순견 후보 등은 지자체 출신 후보다. 야당인 민주통합당 허대만 후보도 포항시의원 출신이다. 이들은 다른 일반 정치신인들에 비해 인지도 등은 앞서 있는 편이다.

이들의 경쟁력을 어느 정도일까. 정장식 후보는 8년간의 시장활동이 큰 버팀목이다. 포항시장을 그만 둔지 5년째이지만 아직도 그를 알아보는 시민들은 많다. 8년의 세월동안 다져온 내공이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이상천 후보의 도의원 재임기간은 20년. 선거에서 그만한 경쟁력도 없어 보인다. 오천을 중심으로 장기 동해 구룡포 연일 등 읍·면지역은 그의 아성이었다. 반면 시내지역은 아직도 인지도가 낮은 것이 핸디캡이다.

김순견 후보는 이상천 후보와는 반대다. 자신을 당선시켜준 지역이 남구 시내지역이다. 2번의 도의원 활동을 하면서 김 후보는 지역민과 밀착을 강조해왔다. 조직관리를 앞세워 표밭을 다져나가고 있다.

민주통합당 허대만 후보는 기초의원 출신으로 이후 줄곧 포항에서만 활동해 왔다. 최근에는 민주당 경북도당위원장을 맡는 등 외연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학연, 지연 그리고 남구출신 후보

포항 북구와는 달리 남구는 다양한 학연을 갖고 있다. 고등학교만을 놓고 보면 이지역출신은 새누리당 김순견 후보와 민주통합당 허대만 후보 2명이다. 김 후보는 포철공고를, 허 후보는 대동고를 졸업했다. 북구는 동문과 동문, 동문선·후배간의 전쟁이 치열한 반면 이곳 남구는 고교동문간의 싸움을 피할 수 있게 됐다. 한때 출마가 거론되던 공원식 전 경북도부지사는 자신의 고교 후보인 김순견 후보의 멘토를 선언했다. 이번 전투에서 빠졌다. 포철공고가 2개로 분열될 가능성이 사라진 것이다. 김 후보입장에서는 큰 짐을 덜었다.

지연은 복잡하게 얽혀 있다. 여기에다 오천을 중심으로 이번에는 남구출신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논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9명의 후보 가운데 남구출신이 아닌 사람은 김순견, 노선희, 정장식 후보 등 3명이다. 김순견 후보는 영천에서 태어나 북구 흥해에서 자랐으며 정장식 후보는 북구, 노선희 후보는 결혼 후 남편의 직장이 있는 이곳 포항으로 왔다.

남구 가운데 김형태, 이상천 후보는 오천 출신이고 김병구, 박명재 후보는 장기출신으로 분류된다. 김덕수 후보는 구룡포출신이다. 민주통합당 허대만 후보는 남구 송도동이 주력무대지만 고향은 장기이다.

오천을 중심으로 흘러나오고 있는 `남구출신 후보` 주장은 이상득 의원, 현 박승호 시장 등이 북구출신이며 현역 북구 의원 역시 북구출신이라는 것이 배경이다. 북구출신은 북구에서 출마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해당후보들은 이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한다. 정장식 후보는 “시장을 8년동안 했는데 남·북구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했고, 김순견 후보는 “이곳 남구에서 심판을 받아 도의원에 당선됐고 남구에서 20년 가까이 살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선희 후보는 “남편따라 이곳에 왔지만 아이들 모두 이곳에서 나고 자라고 학교를 다녔다. 포항에서 아니 남구에서 태어난 누구보다도 이곳을 사랑한다”고 했다.

△새누리당의 룰

새누리당이 제시한 룰 가운데 이곳에 적용되는 것은 여성후보 우대와 이공계열 가산점이다. 현재까지 경북에서 유일한 여성후보인 노선희 후보가 여성우대 룰을 적용받으면 공천가능성은 높다. 새누리당이 제시한 30% 지역구 여성공천이 말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15%룰이 논란이 되고 있는 것만 봐도 그리 쉬워보이지는 않는다. 물론 새누리당은 30%를 가능하면 맞추겠다는 논리여서 민주당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아무튼 새누리당이 이상득의원 지역구인 이곳에 상징적인 의미와 명분 등을 들어 여성 후보를 공천한다면 노선희 후보가 일단 1순위다. 경쟁 후보들이 탈당 후 무소속 출마가 우려되지만 새누리당이 이것마저 감수하겠다는 의지를 내세우면 유력해진다. 후보들이 탈당해도 그들이 새누리당을 벗어날 수 없다는 한계는 일종의 여유다. 탈당 후 복당도 가능하다는 의미다. 여성에게 가산점을 부여하는 20%룰도 노 후보에게는 나쁘지 않는 조건이다. 3명정도로 압축될 것으로 보이는 경선은 전적으로 노 후보의 몫이다.

이공계열 20%의 가산점은 김덕수, 김순견 후보 몫이다. 김덕수 후보는 창신공고를,김순견 후보는 포철공고를 졸업했다. 2명 모두 여론조사 등을 통한 경선구도라는 능선을 넘어야 한다. 여기까지는 후보의 몫이다. 이 능선을 넘으면 경선은 한결 쉬워질 수도 있다. 경선무대에 갈수 있다면 20%의 룰은 큰 힘을 발휘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친이계 친박계

친이계 친박계라는 의미가 시들해지고 있는 곳이다. 이상득 의원으로 인해 친이계의 중심무대였지만 이 의원이 출마를 포기하면서 무대뒤로 사라진 것이나 마찬가지 상태다. 아무튼 이곳의 정치인들은 이상득 의원의 그늘에 가려 대부분 친이계로 분류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이곳 정치인들은 친이계보다는 친이계열 주변사람 정도가 더 어울릴 듯하다. 주류핵심은 없다는 얘기다.

아무튼 광범위한 의미에서 친이계로 분류되는 후보는 김덕수, 김병구, 김순견, 노선희, 이상천, 정장식 후보 정도다. 친박계로는 김형태 후보정도로 보면된다. 김덕수 후보는 청와대에서 직접 이명박대통령을 모셨고 김병구 후보는 친이 계열의 한축인 이재오 계열로 알려져 있다. 김순견 후보는 이상득의원의 정책특보를, 노선희 후보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 인수위시절 부대변인에 합류했던 전력을 갖고 있다. 이상천 후보는 이 정권들어 민주평통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고 정장식 후보는 이명박정권 초기에 중앙공무원연수원장을 지냈다. 이들은 친이계의 주류핵심은 아니다. 그러나 어떤 형태든 친이계의 영향력 아래 놓여 있는 후보들로 분류된다.

유일하게 친박계로 분류되는 김형태 후보는 지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권후보시절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언론특보단장을 맡아 전국을 누볐다. 지금도 당시 활동했던 박 비대위원장 캠프측과 사적인 모임도 하고 있는 것으로 그의 책에서는 소개하고 있다.

△민주통합당 노동계 흡수

민주통합당은 민주노총과 민노당 등이 합당해서 만들어진 당이다. 포항지역은 근로자가 많은 지역이다. 포스코를 비롯한 철강공단내 근로자와 이들 가족 등을 합하면 10만명이 넘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선거까지는 노동계의 표가 분산됐다. 민주노총과 한노총이 각각의 길을 걸었기 때문이다. 이 지역에서는 민주통합당과 노동계가 한배를 탄적이 별로 없었다. 이번에는 중앙당에서 각각의 당으로 뭉쳤다. 허대만 후보는 여기에 기대를 걸고 있다. 민주당의 고정지지율은 10% 안팎이다. 여기에다 본인(허대만)의 개인적인 표와 노동계표가 하나되면 큰 기대를 해도 좋을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만약 본선에서 새누리당 정서로 인해 패해도 석패율제도가 도입된다면 가장 유력한 후보가 될 것으로 지역정가는 전망하고 있다.

/이준택기자 jtle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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