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 거품빠진 전원주택 구입 바람

포항의 한 대기업에 재직 중인 이동섭(57·북구 두호동)씨는 최근 시 외곽의 깔끔한 전원주택을 알아보고 있다. 줄곧 포항에서만 살아온 이씨는 지금껏 어릴 적 추억을 잊지 못해 자연 속 전원생활을 꿈꿔왔지만 자녀들의 교육과 직장 출·퇴근 등의 문제로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없었다. 지인을 통해 포항 인근에 1억원 상당의 자금으로도 구입이 가능한 전원주택이 의외로 많다는 소식을 듣고 퇴직금 등의 여유 자금을 합쳐 전원주택을 구입을 서두르고 있다.

최근 전원주택으로 불리는 `세컨드 하우스`는 규모가 축소되며 가격도 낮아지는 추세다. 은퇴 후 노후 대비용 전원주택과 함께 주말을 자연 속에서 보내기 위한 별장형 세컨드 하우스에 대한 관심도 30~40대의 젊은 층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처럼 세컨드 하우스는 아파트에 주로 거주하는 도시민들의 새로운 로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세컨드 하우스란 도심지역 거주자들이 자연환경을 누리며 살 수 있도록 도심 외곽지역에 마련하는 주택이나 별장 등을 말한다. 지난 1980년대 말 이후 다시 불고 있는 전원주택에 대한 관심은 이전처럼 시세차익을 위한 투자목적 개념이 아니라 자연과 가까운 쾌적한 주거생활을 실현하고 싶다는 목적이 강하다. 또 최근 주 5일 근무제의 정착과 소득 증가 등에 따라 선호도는 더 높아지고 있다.

이에 퇴직을 앞둔 직장인들은 가지고 있던 거주용 주택을 팔아 작은 집으로 옮기고 남은 여유 자금으로 전원주택을 사기 때문에 세컨드 하우스 주택의 규모는 더 작아지고 있다. 전원주택도 소형화 시대를 맞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전원주택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구매 결정을 앞두고 반드시 고려해야 할 점이 있다.

우선 전원주택은 향후 되팔 때 구매자가 많지 않아 환금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의 주 거주지인 퍼스트 하우스와 많이 떨어져 있어도 곤란하다. 향후 활용도를 미리 생각하고 신중히 구입해야 하는데 처음에는 주말마다 행복한 전원생활을 하겠다는 꿈을 꾸면서 세컨드 하우스를 마련하지만 자주 사용하지 못하면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충고다.

한마음공인종개사 손붕락 대표는 “세컨드 하우스는 현재 거주지나 직장에서 평일 기준 차량으로 30분~1시간 이내의 거리가 적당하다”며 “편익시설 이용을 감안해 노년층은 도심 인근을, 젊은 층은 다소 거리가 있어도 저렴한 주택을 구입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윤경보기자 kbyo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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