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철 스님 탄신 100주년 맞아 기념사업 풍성

성철 스님
한국 현대불교를 대표하는 선승(禪僧) 성철(1912~1993) 스님의 탄신 100주년을 맞아 올해 불교계가 풍성한 기념사업을 마련하고 있다.

성철 스님은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라는 법어와 함께 평생을 누더기옷으로 지낸 것으로도 유명하다.

성철 스님이 생전에 설립한 재단으로 100주년 기념사업을 총괄하는 대한불교 조계종 백련불교문화재단은 오는 4월6일 탄신 기념일을 즈음해 성철 스님이 사회에 끼친 영향을 모색하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20세기 사상가로 자리매김하는 작업에 초점을 맞춰 스님을 문화 아이콘으로서도 새롭게 조명해 나갈 계획이라고 25일 밝혔다.

우선 지난해 시작한 100주년 기념 학술행사를 내년까지 활발하게 펼쳐나갈 계획이다.

지난해 `퇴옹 성철과 현대한국불교`를 주제로 4차례 학술 포럼을 마련한 재단은 올해는 성철 스님 사상의 본질인 돈오돈수와 한국 불교의 수행법에 대해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3월29일 `퇴옹 성철과 돈점논쟁`을 시작으로 5월24일 `돈오돈수와 퇴옹 성철의 수증론`, 9월27일 `퇴옹성철의 중도론`, 11월22일 `간화선과 위파사나`에 대해 토론한다.

재단은 내년에도 성철 스님 사상의 현대적 의미와 한국 불교의 미래를 살펴보는 포럼을 4차례 열 예정이다.

관련 문화 행사도 다양하다.

3월8일부터 6월3일까지 불교중앙박물관에서는 스님의 일대기를 담은 전시회가 열린다. 전시회에서는 유품, 유필, 사진 등이 전시된다.

또 서예가이자 전각가인 김양동 화백은 법어집 `본지풍광`에 나오는 말씀을 서화로 꾸민 `성철스님의 법어 서화전`을 준비 중이다. 가을께는 박대성 화백이 성철 스님의 행적지와 초상을 수묵으로 그린 전시회를 연다.

성철 스님의 사상과 첨단 정보기술(IT)의 소통에도 관심을 둘 예정이다. 재단은 플래시 애니메이션, 비디오 클립, 웹툰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해 인터넷과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서비스할 계획이다.

재단 관계자는 “일대기와 법어를 바탕으로 불교적 내용을 직접 전하는 방식은 물론 일반인이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도록 종교 색이 드러나지 않는 문화콘텐츠도 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스님의 생애를 담은 `성철 큰스님 행장`, 말씀에 사진을 곁들인 `본래 눈을 뜨고 보면` 등 관련 서적도 2월말 출간된다. 스님의 일화를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춘 동화도 5월께 선보인다.

아울러 성철 스님의 행적지를 돌아보는 순례도 3월부터 매달 한 차례씩 마련할 계획이다.

한편, 1967년 해인사 초대 방장에 취임한 성철 스님은 동안거 기간에 매일 설법했는데 그 법문을 백일법문(百日法門)이라고 부른다. 이것은 불교의 중심 사상인 중도사상을 체계화한 것으로 2600년 불교사를 한 줄로 꿰고 있는 최고의 불교교리서라 여겨지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