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설이 되면 가정마다 세배를 하고 차례를 지내지만 정확한 격식과 예절을 알고 설을 보내는 사람은 의외로 많지 않다. 포항시여성문화회관 예절 교육 담당자의 도움으로 올바른 세배법을 알아본다.

△세배하는 법

세배는 아침 차례를 지낸 후 하는 게 정석이다.

절을 받는 어른이 앉은 자리를 북쪽으로 해 동서남북을 정한다.

동쪽에 남자 어른이, 서쪽에 여자 어른이 앉으며 절도 남자가 동쪽, 여자가 서쪽에 서서 한다. 가족이 모여 세배를 할 경우 내외가 먼저 절을 한다.

첫째 아들 부부부터 어른 앞에서 부부간 절을 하고 어른에게 세배를 드린다. 부모에게 인사를 다하면 형제·자매간에 평절로 인사를 한 뒤 부모 옆에 앉아 아들, 딸의 세배를 받는다.

부부간의 맞절은 새해에도 열심히 돕고 사랑하며 살자는 약속의 의미이다. 또 부부간에 덕담을 주고 받으면 자녀교육에도 좋고 어려운 시대를 이겨나가는데 든든한 힘이 될 수 있다.

어린 자녀끼리도 평절로 세배하게 하는 것이 좋다.

조부모 등 큰어른에게는 큰절을 하며 나이차가 크지 않은 윗항렬이나 같은 항렬끼리는 평절을 한다.

반절은 주로 제자 후배 맏사위 장조카 큰아들 친구 등 어느 정도 예의를 갖춰야 하는 상대에게 하는데 상대방보다 약간 늦게 시작해서 먼저 끝낸다.

세배를 하고 나면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덕담을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나이든 사람이 아랫사람에게 해줄 덕담으로는 “새해에는 모든 일이 잘 이루어지길 바란다”는 내용이 적당하며 시험불합격 부도 실직 등 좋지 않은 경험을 떠올리는 내용은 피하는 것이 좋다.

덕담은 원칙적으로 윗사람이 아랫사람의 절을 받고 난 뒤 하는 법인데 요즘에는 아랫사람이 절을 하면서 먼저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라고 덕담을 올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아랫사람이 60대 이상의 웃어른에게 드릴 덕담으로는 건강과 관련해 “만수무강하세요”가 좋으며 50대 어른에게는 “만사형통하세요”가 적당하다.

세배할 때 차림새는 남자는 두루마기를 입고, 여자는 두루마기를 벗고 한다.

두루마기는 남자에게는 정장으로,여자에게는 방한용으로 인식돼 왔기 때문이다.

세배를 갔는데 웃어른이 안 계시면 준비된 명함을 두거나 정월 보름까지 찾아뵈면 새해인사로 어긋나지 않는다.

친척이 많이 모인 명절에는 호칭에도 주의해야 한다.

웃어른 앞에서 남편을 호칭할 때 “00아빠”라고 부르는 것은 잘못이다. 아이이름을 앞에 붙인 “00애비”“00아범”이 적당하며 자녀가 없는 새댁일 경우 “그이”라고 부르면 무난하다.

5촌 이상의 친척은 아저씨, 아주머니 앞에 “신광아저씨”“흥해아주머니”식으로 살고 있는 지명을 붙이면 무리가 없다.

▲세배할 때 남자는 왼손이 위, 여자는 오른손이 위로 = 남자는 먼저 양손을 포개 양팔꿈치와 손이 배 아래 단전 부근에서 수평이 되게 한다.

왼손이 오른손 위로 올라간다.

좋은 일(제사도 좋은 일로 분류됨)에는 왼손이 위로 올라가고, 상(喪)과 같은 불행한 일에는 오른손이 위로 올라간다.

여자는 남자와 반대로 오른쪽 손등을 왼쪽 손등 위로 해 어깨 높이까지 올려 수평이 되도록 한 뒤 절을 한다.

▲덕담을 들을 때는 = 윗사람이 하는 덕담을 들을 때는 무릎을 꿇은 자세에서 남자는 허벅지 중앙에, 여자는 오른쪽 허벅지 위에 손을 포개 얹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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