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곳 수평선 푸른 마루에 눕고 싶다 했다

타관 타는 몸이 마루를 찾아, 단 하나의 이유로 속초 물치항에 갔다

그러나 달포 전 다솔사 요사체, 고요한 안심료(安心療)의 마루는 잊어버려요

대패날이 들이지 않는, 여물고 오달진 그런 몸의 마루는 없어요

근경(近境)에서 저 푸른 마루도 많은 날 뒤척이는 유민(流民)일 뿐

당신도 나도 한 척의 격랑이오니 흔들리는 마루이오니

마루는 푸른 수평선을 비유하고 있다. 그러나 몸의 마루는 여물고 오달지지 못하고 푸석하고 부실하기 짝이 없다. 한 생을 건너면서 몸의 마루는 생의 격랑 속에서 흔들리고 뒤집히고 요동치기 마련이다. 마루가 가지고 있는 수평이라는 속성, 안온하고 편안한 속성이 한 생을 살아가는 인간들에게는 바라고 꿈꾸는 것으로 존재하는 것은 아닐까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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