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계신 어머니에 효심 지극… ” 주민들 안타까움

중국 어선들의 불법조업 단속에 나섰다 흉기에 찔러 숨진 이청호 경장(41). 그는 바다를 보며 태어났고 바다에서 생을 마감했다.

“그토록 바다를 끼고 살던 친구가…”

이 경장의 비보를 접하고 영덕군 강구면 강구1리 477 생가를 찾은 친구들은 연신 눈시울을 붉혔다. “참으로 괜찮은 놈이었지. 의리도 있고. 며칠 전까지 안부를 주고 받았는데…”라며 그와의 인연을 떠올렸다.

이 경장의 성장 과정을 꿰뚫듯 기억하고 있는 이웃들도 `어쩌다 이런 일이…`라며 그의 갑작스런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특히 이웃들은 이 경장이 요즘 보기 드문 효자라고 말했다. 바쁜 가운데서도 홀로 강구에서 식당 일을 하며 살던 어머니에 대한 봉양이 극진했다는 것. 또 그가 보여줬던 모범적인 가정과 밝은 행실 또한 귀감이 됐었다고 회상했다. 주민 김분순(여·64)씨는 “청호는 어릴 때부터 책임감이 강했다”면서 “고향 오면 늘 찾아와 잊지 않고 인사하곤 했었는데 이제는 더 이상 만날 수 없게 됐다”며 눈물을 보였다.

강구에 살고 있는 이 경장의 삼촌 이춘열씨(61)는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 이같은 슬픔이 또다시 있어서는 안된다. 국가는 재발방지대책을 조속히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일찍이 혼자 된 이 경장의 어머니는 아들의 비보를 접한 후 실신,응급치료를 받은 후에야 시신이 안치된 인천으로 떠나 주위의 슬픔을 더했다.

강구항에서 3남 중 둘째 아들로 태어나 강구초와 영덕중·고를 졸업한 이 경장은 육군특수전사령부 부사관 출신으로 1998년 순경 특채로 임용됐다. 2005년 경장으로 승진하면서 동해해경 특공대로 배속돼 근무하다 2011년 2월부터 인천해경 3005함 특공대 발령을 받아 중국어선 단속 업무 중 이번에 변을 당했다. 재직 당시 뛰어난 업무 능력으로 올 4월에는 중국어선 나포 공로를 인정받아 해양경찰청장상을 받았고 인명구조와 독도경비 등의 업무를 하며 6차례나 유공경찰관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경장과 함께 근무했던 동료 경찰관들은 평소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한 성격으로 맡은 직무에 충실했다고 아쉬워했다. 이 경장은 근무지가 있는 인천에서 부인과 2남1녀의 가족과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살았다. 형은 포항에서, 동생은 구미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해경은 고 이청호 경장에 대한 영결식을 14일 오전 10시 인천해경부두에서 해양경찰청장장(葬)으로 엄수할 예정이다. 고인은 대전 국립현충원에 안장된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이날 오후 인하대병원 빈소를 방문해 훈장을 추서하고 해양경찰청은 1계급 특진시킬 계획이다.

영덕/이동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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