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만두가 뭐길래…`

최근 포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한 만두집 앞에서 손님들이 새치기 문제로 다투다 경찰이 출동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대낮에 술에 취해 새치기 한 60대 남성이 자신에게 항의하는 20대 여성을 때린 것이다.

지난 19일 오후 4시께 포항시 북구 죽도동 모 만두집 앞을 지나던 조모(69)씨는 만두를 사먹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줄이 너무 길어 기다릴 엄두가 나지 않았다. 막걸리 몇 잔에 이미 취기가 올랐던 조씨는 과감하게 새치기를 시도했다. 줄을 서서 몇 십 분을 기다리던 손님 사이를 비집고 끼어든 조씨의 행동에 시민들은 여기저기서 불만을 터트렸다.

그러나 술 취한 조씨에게 큰소리로 항의하는 사람은 없었다. 이를 보다 못한 만두집 관계자가 줄을 제대로 서야 한다며 조씨를 타일렀다.

순간 무안해진 조씨는 다시 줄을 서기 위해 행렬의 끝으로 가는 듯했지만 또다시 새치기를 했다.

두 번이나 새치기를 하는 조씨를 본 또다른 손님 A씨(28·여)는 “아저씨, 순서를 좀 지키세요”라며 큰 소리로 항의했다.

이 말을 듣고 기분이 나빠진 조씨는 자신과 10여m 떨어진 곳에 줄 서 있던 A씨에게 다가갔다.

조씨는 딸 같은 여성에게 훈계를 들었다는 생각에 격분했고 순식간에 A씨의 멱살을 잡고 흔들고 가슴을 할퀴며 주먹을 휘둘러 가슴부분에 찰과상을 입혔다.

생명에 위협을 느낀 A씨는 조씨를 경찰에 신고했고, 조씨는 상해 혐의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관계자는 “경찰서에 온 조씨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A씨가 다친 정도가 경미해 불구속 입건 처리됐다”면서도 “만두 맛을 보려면 한 시간 이상 기다려야 하는 만두집이지만 조씨는 이 같은 사실을 알지 못한 채 단순히 `만두 맛을 봐야겠다`고 생각해 대수롭지 않게 새치기를 했다가 경찰 조사까지 받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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