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오가는 관문… 이제는 쇼핑 중심지

대구의 한복판에 위치해 100여 년을 대구시민과 인연을 맺어 온 대구역. 대구 인근 경북 지역민들의 대구를 향한 출발점이자 대구 시민들을 서울 등 전국으로 이동시켜 온 중추적 역할을 해왔다.

그 대구역이 지금은 후에 생긴 아우 동대구역에 큰 자리를 양보하고 단거리 이동 손님 위주로 대구의 시간과 공간을 지켜가고 있다.

평일에는 1만5천여명, 주말에는 2만2천여명이 대구역을 이용하고 있다.

대구역 역세권에 번개시장이 있고 인근에는 대구최대 재래시장중 하나인 칠성시장이 있어 대구의 중심 상권을 형성하고 있다.

100년 이상 서울 부산 등 전국 연결 교통요충지 역할

명품이미지 롯데백화점 매출 대비 지역 기여 아쉬워

△100년 이상 시민들과 애환 나눠

18일 오후 대구역은 활기가 넘쳤다. 평일이라 한산할까 생각했으나 오산이었다. 역 내 대합실에는 서류가방과 넥타이를 맨 회사원부터 시작해, 배낭을 메고 여행을 가는 사람, 아이를 안고 열차표를 사는 사람, 히잡을 두른 외국인 등 그야말로 북적거렸다. 특히 옆이 바로 롯데백화점이라 지하입구에서부터 2층 역까지는 백화점으로 이동하는 고객들과 맞물려 과거보다 유동인구가 크게 늘어난 상황.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시내에서 오는 사람과 역을 통해 시내로 가는 인구 등을 다 합치면 하루 몇만명은 될 것이라고 역 관계자는 밝혔다.

역에서 만난 방글라데시인 하산(49)씨는 “오늘이 쉬는 날이라 오랜만에 구미에 있는 친구 집에 가기위해 대구역에 왔다. 버스보다 대구역을 이용하면 비용도 적게 들고, 집에서도 가까워 편하다”고 했다.

지하계단 통로를 비롯, 로비 등 흔히 역에서 주로 보이는 노숙자는 보이지 않았다. 노숙자들이 역 이용객들에게 불편을 주기도 했으나 대화를 통해 타협을 했다고 권재호 대구역장은 말했다.

△대구역의 연혁

대구역(大邱驛)은 대구광역시 북구 칠성동 302-155(태평로 161)에 있는 경부선의 역이다. 1905년 1월1일 개통해, 대구시민들과 함께 울고 웃다 8년 전에 민자역사로 신축돼 새로운 역사를 맞았다. 롯데는 과거 대구역 자리에 역사를 건립해, 30년간 사용한 후 기부채납을 목표로 지난 2000년 2월 민자역사 기공식에 들어간 후 3년여의 공사 끝에 2003년 민자역사와 롯데백화점을 동시에 준공했다.

남쪽의 중앙로는 대구 구 도심의 중심부로, 역사는 도시철도 1호선 대구역과 롯데백화점 대구점이 구내 통로로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지하철을 이용해 경부선 대구역으로 바로 접근이 가능하다. 인근의 동대구역보다는 규모가 약간 작지만, 대구광역시의 중추적인 철도역 중 하나이고, 1969년에 영업을 시작한 동대구역보다 역사가 64년이나 앞서있는 등 비교가 되지 않는다. 특히 대구역은 시내 중심지에 근접해 있어, 대구 도심과의 접근성에서 편리하다.

경부선을 포함 이 역을 지나는 운행 계통(경북선, 진해선 등)의 모든 새마을호, 무궁화호는 이곳에 정차한다. KTX는 대구역을 무정차 통과해 동대구역에 정차한다.

진해로 가는 진해선 운행 계통의 새마을호 열차는 대구역을 기점으로 밀양, 창원을 경유해 간다.

△롯데백화점 대구점

롯데백화점 대구점은 롯데백화점 20호 점포로 대구역과 합작을 통한 대구역사 백화점으로 백화점 빅 3 중에서 가장 먼저 대구에 입성했다. 당시 롯데시네마, 스카이파크, 문화센터 등 복합 문화공간을 통해 쇼핑과 문화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점포 이미지를 내세우며 오픈 당일 최고매출 42억을 달성하는 기록을 남겼다.

이후 2003년 첫해 연매출 3천억원 달성에 이어, 2005년 지역 최초로 CRM(고객관계관리 프로그램)을 활용한 마케팅을 실시하고 에비뉴엘 라운지, 대구 웨딩센터를 여는 등 지역의 토종 백화점을 위협하며 성장폭을 넓혀갔다.

하지만 관련업계에서는 롯데에 대해 아쉽다는 지적도 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으로 지역에서 엄청난 매출을 올림에도 지역기여도가 인색하다는 반응이다.

시민 전영미(여.45)씨는 “지역백화점보다 물건의 종류가 다양해 한번씩 롯데백화점을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시설과 서비스 등에서 편리한 면도 있지만, 지역적으로 볼 때면 좀 아쉬운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2007년에는 리뉴얼을 통해 해외명품 상품군을 대폭 늘려 영업면적 3만3천800㎡(1만평) 이상의 매장으로 확장시켰다. 이로써 지역 내 최고의 명품백화점을 구현하면서 명품문화의 중심지로 현재도 그 역할을 계속 수행해 나가고 있다.

△명품백화점 이미지 구축

특히 롯데백화점은 명품백화점으로서의 이미지 구축에 성공했다. 해외명품브랜드 27개를 보유하고 있는 등 지역백화점과 차별화에 성공했다. 메이저급 브랜드인 로렉스, 프라다, 불가리, 디올은 대구지역 롯데 단독이며 샤넬, 루이비통, 구찌 등 유명 해외명품도 입점해 있다.

이들 해외명품 브랜드 신장율은 2009년 19.8%, 2010년 21,2%, 2011년 10월까지 32.8%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구성비 부문에서도 2009년 17.6%, 2010년 18.8%, 2011년 10월까지 22.5%로 빠르게 신장되고 있다.

이처럼 롯데백화점 대구점은 명품을 중심으로 꾸준한 성장을 보이면서 지난해 4천600억의 매출을 올리는 등 급성장 해, 올해 개점한 현대백화점과 자존심을 건 불꽃튀는 접전을 벌이고 있다.

△번개시장

대구역 바로 옆에는 40여년의 역사의 번개시장이 위치하고 있다. 매일 새벽에 번개같이 시장이 열린다고 해서 번개시장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지금은 상설시장으로 하루 수천명의 손님과 상인이 어우러져 북적거리는 시장통이 됐지만 예전에는 역을 중심으로 새벽에만 잠깐 열려 부지런하고 발빠른 사람들이 지방에서 올라온 물건을 싸게 사기위해 일찍 들르는 곳이었다. 이곳은 특히 고추 건어물 등이 다른시장보다 싼 것으로 소문나 있다. 대구의 대형시장인 칠성시장, 서문시장과 비교할 수는 없지만 요즘은 시장으로서의 품목과 구색을 다 갖추고 틈새전략으로 손님을 유인하고 있다.

시장통에서 만난 한 주부는 "요즘도 과거처럼 아침에 주로 들른다. 일찍 오면 인근 군위나 의성 안동 등지에서 올라온 싱싱한 채소 등을 고를수 있고, 가격도 여느 시장보다 좀 저렴하다"고 말했다.

/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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