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서구에서 60대 변사사건이 잇달아 발생했다.

16일 오후 6시10분께 달서구 월성동 한 아파트 침실에서 정모(60)씨가 숨져 있는 것을 이웃에 사는 후배인 장모(48)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장씨가 “정씨와는 형님, 동생 하는 이웃사촌으로 지내면서 평소 1주일에 한번 정도는 전화 연락을 하고 지냈는데 이날 연락이 되지 않아 찾아가 보니 숨져 있었다”는 말에 따라 숨진 지 1주일쯤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지체장애 5급인 정씨는 발견 당시 반듯히 누운채 숨져 있었고 검안을 했을때 갈비뼈가 드러나고 배가 푹 꺼져 있었으며 사망시 나타나는 신체반응인 시반이 거의 없을 정도여서 무직에다 10년전 교통사고로 인한 거동불편 등으로 식사를 제때하지 못해 영양결핍으로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정씨의 집 냉장고에는 여러가지 반찬과 통조림, 먹을거리 등이 충분히 있었고 5분의 1 정도 먹다 남은 20㎏짜리 쌀 한포와 라면 2박스가 쌓여 있어서 영양실조와는 거리가 먼 자의적 금식에 따른 사망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지난 7월25일 기초생활보장 대상자로 신청하기 위해 부인과 이혼을 했고 공공근로에도 나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온 정씨의 사망 이유에 대해 많은 궁금증을 유발하고 있다.

검안의는 “시반이 드러나지 않고 갈비뼈 등의 신체적인 조건으로 볼때 영양실조에 따른 사망으로 보인다”면서 “대략 1주일 정도 식음을 전폐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월성2동 주민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이웃사촌인 장씨와 술을 먹는 자리에서 정씨는 `나는 죽으면 조용히 간다`라는 말을 몇번했다고 전해 들었다”면서 “자존심이 무척 강한 정씨가 무엇인가 강한 정신적인 충격을 받아 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지난 16일 오후 7시4분께 달서구 송현동 모 빌라 거실에서 이 빌라의 소유자인 이모(69)씨와 부인 김모(68)씨 부부가 수차례 흉기에 찔려 피살된 것을 이들 부부의 아들인 이모(45)씨가 발견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에서 아들 이씨는 “삼촌이 부모님이 전화를 받지 않는다고 연락을 해와 오후 늦게 찾아와 보니 부모님이 흉기에 찔려 피를 흘리고 쓰러져 있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현관문이 디지털 록으로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하기 때문에 이들 부부와 잘 아는 면식범이 범죄를 저질렀을 것으로 보고 부동산업을 했던 이씨와 그 가족들의 채무관계 등 주변에 대해 조사를 벌이는 한편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인을 가릴 계획이다.

또 경찰은 숨진 이씨는 평소 검소하게 살아왔고 사건 현장에 금품이 없어지지 않은 것에 비춰 원한을 가진 면식범일 가능성에 수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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