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11시 죽도어시장 앞 노상주차장.

막 도착한 관광버스에서 내린 어르신들이 “근처 화장실이 어디 있느냐”고 묻자 주차관리요원은 “근처에 화장실이 없으니 길 건너 횟집에 가서 화장실 좀 쓴다고 말하시고 쓰세요”라고 답했다. 포항시시설관리공단 공영유료주차장을 관리하는 이영규씨는 “하루에도 수 십명이 화장실이 어디 있느냐고 묻는데 시장 안쪽에 있는 화장실은 너무 멀고 찾기 힘들어 근처 횟집으로 안내하곤 한다”고 말했다.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죽도시장의 화장실이 부족해 시민과 관광객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화장실이 있긴 하지만 시장 규모에 비해 갯수가 턱없이 모자란데다 대부분이 복잡한 위치에 자리해 시장 지리를 잘 아는 일부 시민들만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다 보니 횟집 등 인근 상가에서 볼 일(?)을 해결하는 사람들이 많다. 서비스업인데다 도시 이미지 때문에 화장실을 급히 찾는 사람들을 돌려보내기가 어려워 상가들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영일만회센터 직원은 “근처 화장실이 없어 하루에 최대 20명이 우리 가게를 찾아온다”며 “영포회센터까지도 거리가 멀어 우리 가게 화장실을 개방하고 있는데 관광객들을 위해서라도 인근에 화장실을 만들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포항시와 죽도시장상인연합회에 따르면 죽도시장은 주말 하루 최대 3만5천여명이 방문한다. 그런데 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은 단 네 곳에 불과하다.

이 네 곳에서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는 변기 숫자도 35개로 턱없이 모자란다.

다음주쯤 어시장 공용주차장 1층에 화장실이 새로 들어서지만 고작 9개에 불과하다.

이창혁 포항죽도시장상인연합회 사무국장은 “죽도시장 안의 화장실 갯수는 적은 편이 아니지만 개풍약국에서 송도방면으로 오른쪽 인근과 어시장 인근에 화장실이 없어 죽도시장을 찾는 많은 관광객들이 불편해 하고 있다”며 “신포항수산 1층에 화장실을 만들만한 공간이 있어 포항시가 추진했지만 내부사정으로 무산된 적이 있다. 지금이라도 시부지 등에 화장실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날 경기도에서 죽도시장을 찾은 관광객 변모(56)씨는 “가족과 함께 회도 먹고 과메기를 사러 이곳을 찾았는데 화장실을 찾기가 어려워 한참을 헤맸다”며 “포항시민들이야 화장실 위치가 어딘지 알고 있겠지만 관광객들을 위해 화장실 위치를 알려주는 표지판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윤경보기자 kbyo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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