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구꽃 몇 그루가 피어

온 마을이 다 환하다

이런 날은 황사바람 타고

자꾸만 장독대에 날리는 살구꽃잎-----

갈대 움 트는 것 보러

앞 강변에 나간 마을 사람들

혈기 방장한 나이로 복쟁이떼 건져다

날회(膾) 먹고

떼초상 난 적 있었지

지금쯤 금강 하류

서시유방(西施乳房)처럼 매끈한 배때아리 뒤집으며

??황복떼 오를까

황산옥(黃山屋)에 들러 자는 듯 먹어 봤음

원초적인 생명의식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토속적 삶의 한 모양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금강 하류에 올라오는 황복어와 함께 관능의 정서가 뒤엉켜 생명감을 더해주고 있다. 시인의 시에서 많이 등장하는 남도음식과 함께 생명 본능을 자극하는 대표적인 시라고 할 수 있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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