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수성(創業守成), 글자 그대로 하면 일을 시작하는 것과 이룬 것을 지키는 것이지만 원말은 `창업이 수성난` 혹은 `이창업 난수성`으로서 일을 시작하는 것은 쉬우나 지키는 것은 어렵다는 말이다.

`당서` `방현령전` `정관정요` `군도`편 등에 보인다.

무리한 대운하 공사와 고구려 정벌의 패배로 극도로 피폐해진 수나라는 이연과 이세민 부자에게 나라를 넘겼으니 곧 당나라 왕조의 건국이었다.

당나라 초기에는 특히 안정된 정치와 탄탄한 군사력으로 성세를 누리게 되는데, 후세에는 그것을 당초 3대의 치세라고 불렀다. 정관의 치, 영휘의 치, 개원의 치가 그것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태종의 정관의 치는 치세의 모범처럼 됐는데, 이때 태종은 널리 인재를 모으고 내정을 충실하게 했으며 국토황장에도 힘써, 백성들은 편안하고 안정된 생업을 유지할 수 있었으며 적절한 교화의 덕으로 도둑도 없는 태평세를 누렸다.

그런데 태종의 치세는 두여회, 방현령, 위징, 왕규 등 뛰어나고 현명한 신하들이 조정에서 태종을 잘 보필했기 때문이기도 했다.

오긍이 편찬한 `정관정요`는 태종과 여러 신하들의 문답을 모은 것으로 제왕학의 교과서처럼 읽히는 책이다.

어느 날 태종은 신하들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

“창업과 수성은 어느쪽이 더 어렵소?”

방현령이 이렇게 대답했다.

“처음에는 군웅이 서로 각축하여 싸워서 항복받고, 전쟁을 해서 이겨서야 이루는 것이므로 창업이 어렵다고 하겠습니다”

그러나 위징은 달리 대답했다.

“천하를 처음 얻을 때에는 온갖 고초 끝에 얻었다가도 일단 천하를 얻고나면 교만과 안일 속에 빠져 그만 읽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수성이 어려운 줄로 압니다”

이 말을 듣고 태종은 고개를 끄덕이며 이렇게 말했다.

“현령은 나와 더불어 천하를 평정할 때 창업의 온갖 어려움을 겪었고, 위징은 나와 함께 천하를 안정시키고자 하면서 수성이 쉽지 않음을 겪었소”

이제는 창업의 어려움은 이미 지나갔으니, 바야흐로 수성의 어려움을 공들과 함께 조심하고자 하오.

/쌍산 김동욱

한국서예퍼포먼스협회 상임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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