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중지와(井中之蛙)

`정중지와(井中之蛙)`, 우물 안의 개구리. 식견이 매우 좁은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우물 안 개구리는 대해가 있음을 모른다`는 말에서 따온 것이다. 정와 정저와 감정지와도 같은 말이다.

`장자` `추수`편, `후한서` `마원전` 등에 나온다.

전한을 멸하고 등장한 신나라 말경의 일이다.

농서땅의 외효는 처음에는 광무제와 손잡고 세력을 유지했었으나 점차 광무제의 세력이 강대해지자 불안을 느껴 촉땅의 공손술과 연합하려 하고 있었다.

공손술은 그 무렵 촉 땅에 성이라는 나라를 세우고 황제를 참칭하고 있었는데 촉 땅은 원래 물자가 풍부하고 천험의 요새로 되어 있어 세력을 키우기에 알맞는 곳이었다.

외효는 먼저 그가 어떤 인물인지 알아보기 위해 마원을 촉에 보내기로 했다. 마원은 무릉 태생으로 왕망이 죽자 난을 피해 농서로 옮겨온 후 외효의 청을 받아들여 그 참모역을 맡고 있었는데, 마침 공손술과는 어릴 때부터의 고향 친구이기도 했다. 마원은 공손술이 반가이 맞아주리라 믿고 잔뜩 기대를 안고 찾아갔다.

그러나 마원은 뜻밖의 냉대를 받았다.

성 땅의 군주가 된 지 4년째인 공손술은 천자국의 조정에서처럼 위의를 갖추고 높은 계단 위에서 거드름을 피우며 그에게 관위를 베풀려고 했다.

물론 마원은 서둘러 발걸음을 돌렸다.

“천하의 승패는 아직 결정되지도 않았는데, 유능한 인재를 예를 다하여 맞아들여 국가의 대계를 물으려고도 하지 않고 허세만 잔뜩 부리고 있구나”

이런 자와 더불어 천하를 도모할 수 없다. 그는 교만한 우물 안의 개구리다. 뜻을 동방에 두는 것이 낫겠다. 돌아오는 길에 수행원들에게 이같이 말한 마원은 외효에게도 역시 이같이 권했다.

“그는 우물 안의 개구리였습니다. 그런 자는 상대할 것 없이 한에 기대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로써 외효는 공손술과 연합하려던 생각을 바꾸어 후에 후한의 시조가 된 광무제와 수호하게 됐다.

“우물 안 개구리가 바다에 대해 말할 수 없는 것은 자기가 살고 있는 곳에 구애받고 있기 때문이다. 여름 벌레가 얼음에 대해 말할 수 없는 것은 여름 한철밖에 모르기 때문이다. 식견이 좁은 사람과 도에 대해 말할 수 없는 것은 그가 자기가 배운 것에 속박되어 있기 때문이다”

/쌍산 김동욱

한국서예퍼포먼스협회 상임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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