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400m 계주팀이 제13회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내년도 런던올림픽 본선 무대를 향한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여호수아(24·인천시청)-조규원(20·구미시청)-김국영(20·안양시청)-임희남(27·광주광역시청)이 이어 달린 계주팀은 4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예선에서 비록 조 5위로 결승에 오르진 못했지만 38초94를 찍고 종전 한국기록을 0.1초나 앞당겼다.

계주팀이 발족한 지 불과 8개월 만에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 기적이라는 평가다.

특히 발목이 좋지 않은 전덕형(27·경찰대) 대신 신예 조규원을 투입하고서 얻은 결과라 더 주목할만하다.

계주팀은 이날 결승 진출과 한국신기록 수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 역주를 펼쳤다.

그러나 2년 전 베를린 세계대회 결승 진출 마지노선인 38초60을 통과한 팀이 이미 8팀을 넘어서면서 아쉽게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대만(39초30)과 태국(39초54) 등 아시아의 계주 강국으로 통했던 나라를 잇달아 제치며 자신감을 수확했다.

대한육상경기연맹은 100m 개인 최고기록이 10초23에 머무는 현재 실력으로는 100m 단일종목에서는 세계와의 격차를 줄일 수 없다고 판단, 지난 1월 계주팀을 결성해 틈새를 노리겠다고 선언했다. 대표팀은 바통 터치를 완벽하게 가다듬는 것에서 기록 단축의 해법을 찾았고, 이날 톱니바퀴처럼 정교하게 맞물리는 팀워크를 발휘하며 한국 기록을 4개월 만에 0.1초 다시 앞당겼다.

레이스가 끝난 뒤 많은 육상인의 축하를 받은 오 코치는 “감격스럽다. 내년 런던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고자 더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100m 10초5대를 뛰는 조규원이 오늘 아주 잘해줬다”며 “10초3대를 뛰는 선수가 한 명만 더 있으면 아시아 최강이라는 일본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날 전체 23팀 중 13위를 달린 한국은 일본(9위·38초66)과 중국(12위·38초87)과의 격차를 각각 0.28초, 0.07초 차로 줄이며 턱밑까지 추격했다. 계주 선수들은 개인의 100m 기록 향상보다 400m 계주의 기록 단축에 더 집중했고, 마침내 대구 세계대회 폐막일에 값진 열매를 맺었다.

런던올림픽에는 기준기록을 통과한 나라 중 기록이 좋은 16개 나라가 참가한다.

드디어 38초대에 진입한 계주대표팀이 기록을 어디까지 줄일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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